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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제를 논하다
입력2011.05.05 18:01:42
수정
2011.05.05 18:01:42
글로벌 금융위기 원인·시장 현황 분석<br>다큐 '인사이드 잡' 19일 국내 개봉
| (왼쪽부터) 헨리 폴슨 전 미 재무장관, 벤 버냉키 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현 미 재무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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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은 그 어떤 픽션보다 드라마틱한 영화 소재다. 특히 전세계를 뒤흔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경제 전문가 뿐아니라 일반인들도 피부로 접한, 공포영화보다 무서웠던 사건이었다.
영화가 경제를 논하게 된 이유도 여기 있다. 오는 19일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인사이드 잡'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과 세계 금융시장의 현황을 분석한 다큐멘터리다. 전작 다큐멘터리 '끝이 안보인다'로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찰스 퍼거슨 감독이 이번엔 세계 금융시장에 해부의 칼을 댔다.
영화에는 헨리 폴슨 전 미 재무장관부터 벤 버냉키 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티머시 가이트너 현 미 재무장관 등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차례 언론을 장식했던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비롯해 리먼 브라더스ㆍ메릴린치 등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요 금융사 수장들이 인터뷰나 청문회 장면을 통해 등장한다.
이들은 감독과 인터뷰 과정에서 "카메라를 끄고 얘기하자"고 협박하거나 "기억이 안난다", "거기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며 변명하기도 하는데 감독은 이런 장면을 여과 없이 담아내 냉소를 던진다. 심지어 금융사 고위 간부들이 자주 찾던 매춘부를 인터뷰하는 등 그들의 도덕성까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감독은 빚이 빚을 낳고 파생상품이 또 다른 파생상품을 만드는 구조를 설명하며 금융시장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묻는다. 또 정권이 바뀌어도 교체되지 않는 경제 참모들이 있는 한 금융위기는 반복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전한다.
톱 스타 맷 데이먼이 내래이션을 맡았고 금융 시장의 복잡한 매커니즘이 다양한 그래픽과 이미지로 설명돼 관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영화의 또 다른 강점이다.
일반 개봉은 19일이지만 작품은 6일 폐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미리 공개됐다. 영화 상영 후 관련 인사를 초빙해 관객과 대화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신설 프로그램 '오프스크린'에서 베일을 벗은 작품은 전석 매진행렬을 이뤘고 상영 후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와의 토론회 열기도 뜨거웠다.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영화를 보고 현실에 접목해 생각해 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최근 자본주의의 문제를 짚어보는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 앞으로 다른 영화제에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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