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드라이어 아닌 서비스 팔 것"

■ 검사출신 미용사 이한조 유닉스전자 사장<br>일반인도 전문가 못잖게 집에서 헤어스타일 연출<br>드라이어만 130종 선봬… 3년 내 매출 2000억 목표


이한조(42ㆍ사진) 유닉스전자 사장 명함에는 특이하게 '변호사', '미용사'가 새겨져 있다.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생활을 했고 지난달에는 미용사 자격증도 취득하는 등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미용사 자격증은 2전3기 만에 따냈다. 꼬박 6개월을 저녁 6시30분에 퇴근해 10시까지 연습하는데 쏟았다. 부인, 딸, 직원들이 수 차례 모델이 됐다. 그는 "연습하다 손가락을 베기도 하고 3번째에는 발가락 깁스를 한 채 시험을 봤다"며 "미용인들이 자부심을 느끼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미용사 시험에 도전한 것에 대해 이 사장은 "어떤 일을 하려면 그 근원을 알아야 한다"면서 "상품기획이나 제품개발뿐 아니라 미용인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15일 서울 용산구 유닉스전자 본사에서 만난 이사장은 "드라이어가 아니라 머리를 말리는 서비스를 팔겠다"며 "35년간 이ㆍ미용기기 강자가 됐듯이 35년 후에도 글로벌 이ㆍ미용기기 업계 1위가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규모확대를 위해 이ㆍ미용기기 외의 사업을 손대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 3년 내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이충구 회장의 사위로 지난 2007년부터 유닉스전자에서 경영수업을 시작, 상무, 부사장을 거쳐 지난 1일 사장에 취임했다. 온라인 미용재료 쇼핑몰인 유닉스뷰티 사장도 지난해부터 맡고 있다.


드라이어ㆍ고데기ㆍ헤어롤 등의 헤어 제품이 주력인 유닉스전자는 미용실 시장 확대에 힘입어 이ㆍ미용기기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드라이어만 130여종에 달한다. 이 사장은 "지난해 7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000억원을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리카락이 손상되지 않도록 수분이 나오는 드라이어나 공기청정기의 기능을 적용해 손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을 빨아들이는 고데기와 같이 혁신적인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울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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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경쟁으로는 중국업체의 공세를 버텨낼 수 없어 서비스가 가미된 제품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복인인 셈이다. 실제 무게를 줄여 손목 부담을 덜어준 드라이어 '유닉스 팝', 바람이 나와 모발 손상 없이 볼륨을 만들어주는 헤어스타일러 '윈디' 등의 차별화된 제품은 이미용 시장에 웰빙 바람을 일으켰다. 손가락으로 5분 만에 자연스러운 컬을 완성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링 기기 '스타일 큐브(PW-A5200)'는 최근 선보이자마자 반응이 뜨겁다.

이 사장은 "일반인도 집에서 전문가처럼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러 제품 룩커(Looker) 패키지는 최근 2년간 홈쇼핑에서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는데 올해도 홈쇼핑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ㆍ일본ㆍ중동 등 35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수출도 확대될 것이 기대된다. 이 사장은 "미국업체에 고가 드라이어 공급을 시작했고 일본 샤프사에서 수주를 받아 개발한 전문가용 제품도 초도 물량을 보냈다"면서 "한류 바람이 부는 동남아에서는 고출력 제품을 홈쇼핑에서 집중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생활, MBA 및 고시 공부, 기업경영 중 가장 힘든 것이 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경영"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소 제조업체는 조직구조는 대기업과 유사하지만 인원이 모자라고 시스템이 부족한 문제로 힘든 점이 많다"며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직원들이 회사에서 보람을 찾으면서 '힐링' 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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