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기까지는 아직 멀었고 영국은 '깡통 주택'이 90년대 위기 때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AFP는 19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케이스-실러 지수'를 인용해 미국 부동산 가격이 내년에 10% 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20개 도시의 부동산 값을 추적해 산정되는 S&P 케이스-실러지수는 지난 2006년 7월 고점에 비해 이미 20% 떨어진 상태다.
S&P의 데이비스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으로 볼 때 부동산 시장이 내년 말에 가서야 바닥을 칠 것으로 본다"면서 "그렇다고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고 계속 바닥을 길 것이다"고 말했다.
S&P 관계자들은 미 정부가 취한 금융 구제안이 서민의 포클로져(주택 재산권 행사 제한)를 진정시키긴 힘들 것이라면서 경기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하강을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신문 더타임스도 19일 S&P 분석을 인용해 영국의 부동산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월 평균 6만 채가 '깡통 주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깡통 주택이란 시세가 살 때보다 낮아져 매각할 때 손해를 보는 것을 말한다.
더타임스는 이 추세로 가면 오는 2010년까지 모두 200만 채가 깡통 주택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 90년대초 부동산시장 붕괴 때 기록한 180만채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위기로 어려워진 은행들이 모기지 상환이 조금만 늦어지거나 소액이라도 연체되면 가차없이 차압에 들어가는 것도 깡통주택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당권 포기로 주택 소유권이 넘어가는 비율도 크게 늘어나 올 상반기 1만9,000채로 한해 전에 비해 40% 가량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지금 추세로 가면 올 하반기에는 2만6,000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또 영국의 주택 가격도 계속 떨어져 오는 2010년까지 피크 때에 비해 최고 35% 주저 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0년대 초 위기 때 하락률은 2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