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승연 회장 "너무한 것 아닙니까"

김회장도 소환되면서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닙니까?” 불만표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5일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김 회장이 이날 재소환되자 검찰 안팎에서는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근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수사팀이 ‘별건 수사’ ‘저인망 수사’에 나서며 재계를 지나치게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50분께 서부지검에 출석한 김 회장은 재소환되는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닙니까”라고 되물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 “법에서 정할 일”이라 짤막하게 대답했다. 김 회장은 계열사를 동원해 위장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의 적법성 논란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경영상 판단을)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9시간에 걸쳐 비자금 조성 경위와 차명으로 등기된 위장계열사 부당지원 경위 등에 관해 조사한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비자금으로 지목된 차명계좌는 선대의 유산으로 세금문제를 적법하게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으며, 계열사지원과 관련해서는 적법한 경영상의 판단으로 비자금 조성 및 배임 등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차 소환 조사 이후 ‘확인할 사안이 많이 남았다’며 김 회장의 재소환 방침을 피력했으며 한화 측과 조율 끝에 이날 2차 소환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김 회장이 웰롭과 한유통 등 소유 업체에 그룹계열사들이 나서 3,000여억원의 부채를 갚아주고, 이후 분식회계와 인수•합병을 통해 이 회사들을 '기업 세탁'해 이득을 챙긴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벌여왔다. 재계에선 당초 염두에 뒀던 비자금 의혹 수사에 진척이 없자 그룹 총수 구속을 목표로 한 ‘저인망식 먼지떨이 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의구심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의 지시로 배임과 분식회계 등을 한 혐의로 한화그룹 전 재무담당 임원인 홍동옥(62) 여천NCC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지난 3일 법원은 '방어권이 보장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검찰 내 일각에서는 '환부만 도려내는 효율적인 수사'를 천명했던 김준규 검찰총장의 방침과도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이번 한화 수사에 대해 여운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화그룹사건에서 3개월여 동안 계열사 6~7곳을 압수수색을 한 것은 별건 수사 의혹이 짙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더구나 한화그룹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은 지난 8일 검찰 내부망을 통해 ‘한화사건은 김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부실회사의 부채를 그룹 자금으로 갚은 배임사건’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적지 않은 파장까지 일었다. 당시 이 글이 공개되자 법조계에서는 수사 과정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해당 검사장이 통신망에 감정을 드러낸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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