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들이 증시 과열을 막기 위해 묶었던 신용융자 제한을 풀기 시작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고객 서비스 및 회사 영업을 규제 완화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또다시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투자형태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 16일부터 기존보다 완화된 신용융자서비스 실시에 들어갔다. 온라인 부문에 대해 신용융자를 제한했던 현대증권은 온라인 신용융자 제한을 해제했다. 다만 현대증권은 신용융자한도를 기존 20억원에서 1억원으로 크게 줄였고 신용융자가 가능한 종목을 종전 1,289종목에서 990종목으로 제한했다. 회사 측은 “신용융자잔고가 6,800억원에서 5,500억원으로 줄었다”며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서비스 재개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현대증권과 마찬가지로 개인 신용융자 한도를 20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축소하고 신용융자에 대한 만기연장기한을 최대 180일에서 90일로 줄이면서 신용융자서비스를 재개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도 “신용융자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고객편의 차원에서 서비스를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온ㆍ오프라인 양 부문에 대한 신용융자 제한에 나섰던 한국투자증권은 일부 영업점을 중심으로 신용융자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신용융자제한은 아직 유효하다”며 “다만 지점별로 신용융자 규모가 달라 한도에 여유가 있는 지점에서는 대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른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기존의 규제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 같은 움직임에 다른 증권사들이 동참하게 될 경우 신용융자잔고가 또다시 위험한 수준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 과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자칫 증시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규제완화 확산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