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의 주요 참가국인 미국은 협상대상국들을 상대로 내년 초 각료회의를 다시 열겠다는 다짐이 없는한 "홍콩을 떠나서는 안된다"고 압박했다.
미국의 이러한 `고압적인' 태도는 일견 외교적인 수사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다분히 자국 내 정치 일정 등 국내사정에 따른 `배타적인 모습'으로 상대국들에는 위압으로 느껴진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롭 포트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4일 오후 각료회의 기조연설을통해 "비록 우리가 희망한 것을 이번 주 내(협상기간)에 모두 이루지 못하더라도 압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데드라인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포트만 대표는 "핵심 쟁점에 대한 답보상태를 깨고 내년 말까지 협상을 완료하기 위해 내년 초 다시 회의를 열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한 결코 홍콩을 떠나서는 안된다"면서 내년 초 협상 재개를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비농산물 시장접근 분야에서는 (고관세에 대해 높은 관세감축률을적용하는) `스위스 공식'을 수일 내에 채택해야 한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비농산물분야의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또 포트만 대표는 "무역과 서비스 분야에서는 더 많은 시장접근성에 대한 양보를 도출해야 한다. 특히 핵심분야인 금융과 정보통신, 컴퓨터 관련 서비스, 환경 서비스, 택배, 배급, 에너지 서비스가 중요하다"면서 "이번 주 내에 새로운 협상안을제출해야 할 시한을 도출해야 한다"고 언급, 주요 현안 모두에 빠짐없이 `이번 주내'를 연발했다.
미국의 이런 채근은 무역.통상의 전권을 행사하는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위임한WTO 협상 시한을 내년 6월 말로 한정한 `신속협상권한'에 따른 조바심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회가 부여한 마감시한을 기준으로 역산할 때 늦어도 내년 초에 다시 각료회의를 열어 중요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시한을 지킬 수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