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15일 금감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갑’(甲)이 아닌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종합검사 계획을 축소하는 등 금융투자회사의 검사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21개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에서 “업무수행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갑의 위치가 아닌 상대방을 존중하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갑-을 관계’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금융업계 ‘슈퍼 갑’으로 통하는 금감원이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원장은 당장 올해 하반기에 금융투자회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종합검사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소개했다.
투자은행(IB)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업계의 준비 작업이 분주할 것을 고려해 하반기 종합검사 계획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검사 부담을 완화하되, 검사 역량을 불완전판매 등 리스크가 높은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종합검사가 종료되면 150일 이내에 검사 결과를 마무리해 처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애기로 했다. 내부통제 및 건전성 우수회사는 종합검사를 1회 면제해줄 계획이다.
더불어 소규모 금융투자회사나 신규회사의 해외 영업점에 대해서는 경영실태평가 주기를 완화하고 해외점포 출자금과 관련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정 방식을 개선해 외국진출을 돕기로 했다.
금감원은 NCR 산정 때 해외점포에 대한 출자금을 전액 차감하는 현행 방식을 해외점포가 보유한 자산의 위험값만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금융투자회사의 자본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함께 NCR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인·허가 업무를 처리할 때도 사실조회 기간을 단축해 금융투자회사가 제때에 인가를 받아 신규사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도 지원한다.
최 원장은 “불공정거래 및 공매도 등과 관련해서도 시장감시자의 일원으로서 내부통제를 더욱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투자회사 CEO들도 금융 당국에 규제 완화를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요청 사항은 업권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금융투자회사들도 은행·보험사처럼 방문판매 허용, 중소기업 담보부사채 활용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 지원, 증권사의 공매도 확인의무 완화 등이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