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출전선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엔·위안화 절하와 유럽의 침체, 석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신흥국 경제부진 등 악재가 즐비하다. 엔저를 수익성 제고의 기회로 삼아온 일본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인하에 본격 나설 경우 수출선이 끊기거나 단가인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전후해 신흥국에서 외환·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우선 환율변동에 신축 대응하며 중국 등 후발 경쟁주자들과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고도화, 노동시장 유연화의 속도를 높이는 일도 긴요하다.
이에 못지않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내수시장에서 성장활력을 찾는 노력이다. 내수가 시원찮은 마당에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부진해진다면 경제성장도, 일자리도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위기 이후 내수중심국의 연평균 성장률(3.4%)이 수출중심국(2.6%)을 추월했다고 하지 않나. 금융·의료·교육·관광 등 서비스 부문의 규제를 혁파해 내수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체질을 탈피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대외변수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 등 내수산업 육성은 '고용 없는 성장'의 덫을 벗어날 탈출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