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봉황망에 따르면 전일 대만 집권당인 국민당 전당대회에서 홍슈주 입법원 부원장(국회 부의장)이 총통 선거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앞서 지난 4월 제1야당인 민진당이 차이잉원 당 주석을 총통 선거 후보로 선출함에 따라 누가 선거에서 이기든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총통 자리에 오르게 된다. 홍 부원장은 총통 선거 후보 수락연설에서 "양안관계를 지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하며 친중노선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대만 선거에서 가장 큰 이슈인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민당은 양안 통일을, 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봉황망은 이번 대선에서도 '통일이냐 독립이냐'가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양안 통일을 주장하는 국민당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만인의 무비자 입국을 이달부터 허용하고 대만과의 관계개선에 힘을 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시진핑 주석도 아예 대놓고 국민당을 지원하고 있다. 5월 시 주석은 주리룬 국민당 주석을 만나 대만 독립 반대 등 양안관계의 원칙인 '92컨센서스'에 반대하는 세력에게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반면 민진당 뒤에는 미국의 그림자가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대만의 친중노선 지속은 아시아 회귀 전략에 적잖은 방해요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이 친미노선으로 돌아설 경우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층 힘을 받게 된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민진당에 우호적이다. 5월 방미한 차이 후보는 국무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청사를 방문했다. 대만 인사와는 정부 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만나던 관례를 깨뜨린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인터뷰 기사에서 아예 차이 주석을 차기 총통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차이 주석은 친미성향이지만 아직 양안관계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고 있다. 대만 독립이라는 정치적 목적과 중국 없이는 살 수 없는 대만 경제의 현실 사이에서 고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국민당 정권에 싫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차이 후보를 10~20%포인트 정도 더 지지하지만 양안관계가 악화될 경우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