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문제는 '청년 일자리'다-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지금 우리 경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청년 일자리 문제다.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만 봐도 올해 7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청년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월 11.1%를 기록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취업 기회조차 없는 '2030 세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불행한 세대다.


얼마 전 국내 굴지의 대기업 인사담당자를 만나 청년 취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은 대기업들이 학벌만 보고 뽑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10여년간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보니 꼭 'SKY 대학(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목매달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대학 서열보다는 개개인의 능력이 더 중요한 기업의 채용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입시 현장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대학 서열화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관련기사



대학입시 현장과 취업 현장 간에 이런 괴리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일자리'가 심각하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 청년들이 제대로 대접 받을 수 있는 일자리는 손꼽을 정도이다. 좋은 일자리가 대기업이나 공무원, 의사·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에 한정되다 보니 명문대를 나와도 취직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단 1%라도 취업 확률을 높이기 위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명문대에 가야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머지, 대학 서열화가 강화되는 것은 청년에게 불행한 일이다.

청년 일자리는 박근혜 정부가 이야기하는 '일자리 나누기'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산업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모든 국가가 고민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줄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 문제를 풀어낸다면 다른 나라들을 앞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청년 일자리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나라가 얼마나 역동적인가를 나타냄과 동시에 얼마나 개방적인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또한 청년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지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수만 가지 문제가 있지만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면 낮은 출산율 문제도 해결될 수 있고 노인 복지 재정도 자연스럽게 충당될 수 있다. 즉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집중한다면 다른 많은 문제들도 연쇄적으로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산업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는 아직도 성장할 수 있고 성장을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