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팀이 삼성그룹이 정ㆍ관계 및 법조계를 상대로 불법 로비를 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삼성 임원들을 잇따라 소환조사하며 수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21일 오전 최신형 전략기획실 상무를, 오후에는 양재길 에버랜드 부사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을 각각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은 김용철 변호사에 의해 삼성에서 각계에 돈을 건낸 것으로 지목된 인물들이다.
윤정석 특검보는 “가능한 범위에서 (김 변호사가 밝힌) 로비 의혹 관련자들을 계속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김용철 변호사도 다시 불러 필요한 사항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전날 전략기획실 소속 김인주 사장과 장충기 부사장을 소환한 데 이어 이날도 고위 임원들을 추가 소환 조사함에 따라 정ㆍ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검팀은 일단 김 변호사의 진술과 특검에 제출한 로비 담당 임원 30여명의 명단을 토대로 삼성 임원들을 소환해 불법 로비 여부를 추궁할 방침이다. 윤 특검보는 “주말에도 소환자가 있을 것”이라며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이들에 대한 조사에서 구체적인 정황이 파악될 경우 로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 등에 대한 계좌추적과 소환조사 등 추가 조치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 변호사도 다시 불러 불법 로비와 관련된 추가 조사를 이어갔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96년 이뤄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을 통한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당시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개입했는지, 만약 개입했다면 이건희 삼성회장의 직ㆍ간접적인 지시와 공모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19일 소환 조사한 이학수 삼성 부회장의 진술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말해 사실상 구조본 개입 물증을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