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부품協 사상초유 "공급중단" 선언
완성차 생산 차질 우려 "납품가인상 요구 수용안돼 부도위기"
車시장 '악전고투' 내수이어 수출도 줄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완성차 업체에게 납품가격인상을 요구하며 제품공급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부품업체가 단체협의를 거쳐 완성차 업체에 부품공급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다른 부품업체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자동차주물부품생산협의회는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해 회원 24개 업체가 대책회의를 열고 납품 가격의 15~20% 인상안에 반대 해 온 쌍용ㆍGM대우ㆍ르노삼성자동차에 대해 이날부터 오는 3일까지 한시적으로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물부품업체들은 올 초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주물부품 원가가 급등했음에도 불구, 일부 완성차 업체가 가격 인상업체를 배제하고 있어 중소 업체들이 연쇄 부도 상태에 몰리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주물부품생산협의회가 소속된 자동차 주물조합 허만형 이사는 “2003년말 킬로그램당 평균 800원정도 였던 주물 부품 원가가 지난 5월말현재 1,000원으로 상승했으나, 쌍용차 등 완성차 3개사의 납품가격은 그대로 1,00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원가를 감안하지 않은 완성차 업체들의 납품가격 쥐어짜기에 대해 맞서기 위해 한시적인 공급중단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물부품의 경우 유통경로가 복잡해 영세한 1차 주물생산 업체의 피해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주물부품은 현재 1차 주물생산업체가 납품하면 가공ㆍ조립ㆍ판매 등 2~3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고 있어 1차업체의 가격 현실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물부품은 내연기관인 엔진ㆍ펌프ㆍ브레이크 등 자동차의 핵심부품에 공급되고 있어 이번 주물부품생산협의회의 공급중단 결정이 장기화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완성차 업체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쌍용ㆍGM대우ㆍ르노삼성 등 3개사는 “현재 주물부품 자재재고를 7~15일분을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 타격이 없을 것”이라며 “일단 주물부품 생산협의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으나, 자동차 내수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주물부품협의회의 15~20% 인상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이미 주물부품의 원가 상승에 따른 납품가격 인상을 결정해 이번 공급중단 대상업체에선 제외됐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입력시간 : 2004-06-01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