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망명한 미사일 기술자가 부인과 함께 미국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미주 한국일보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해 증언한 이복구(58.가명)씨와 부인 이순희씨(가명)가 지난 6월 말 미국 이민귀화국(INS)에 망명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 97년7월 중국으로 탈출한 뒤 조선족의 도움을 받아 1999년 한국에 망명했다. 이씨는 지난 6월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밀입국했으며 현재 워싱턴 지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남편 이씨가 지난 6월9일 혼자 미국에 밀입국한 뒤 워싱턴시(市) 부근에 거처를 정했으나 부인은 지난달 25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한 뒤 체포돼 뉴욕주 시러큐스 인근에 구금됐었다고 전했다.
부인 이씨는 체포후 남편과 함께 미 당국에 망명을 신청했으며 지난달 30일 석방된 뒤 2일 워싱턴에 왔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남편 이씨는 망명동기에 대해 "지난해 상원 청문회 참석 이후 한국 당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졌다"면서 "자세한 이유는 한미간 복잡한 문제가 있어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에대해 "이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면서 "이씨는 지난해 의회 증언에서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사실을 약간 과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가 망명신청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상원 청문회 증언에 이어 내셔널 프레스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외국의 부품으로 군수 물자를 생산한다"면서 "미사일의 경우 100% 수입 부품을 사용하며 이중 90%는 일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