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확정 5일만에 공사시작<BR>한국은 토지보상만 1~2년 걸려 대조적<BR>양싼항 착공 3년만에 1단계 개통 앞둬<BR>서비스수준은 크게 낙후 “우리에겐 기회”
| 상하이 앞바다에 설치된 양싼항으로 연결되는 둥하이대교 입구. 현재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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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中서 배운다] 초스피드 개발
계획확정 5일만에 공사시작한국은 토지보상만 1~2년 걸려 대조적양싼항 착공 3년만에 1단계 개통 앞둬서비스수준은 크게 낙후 “우리에겐 기회”
상하이=오현환 기자 hhoh@sed.co.kr
상하이 앞바다에 설치된 양싼항으로 연결되는 둥하이대교 입구. 현재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3일 상하이시 동쪽 끝머리에서 서해로 뻗은 왕복 6차로의 둥하이(東海) 대교 공사현장. 이미 5월 다리 본체를 완공하고 마무리 공사만 남겨둔 상황이다. 다리와 연결된 육지에는 배후도시 건설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산이나 언덕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는 대평원에 벌써 빌딩들이 하늘을 향해 쑥쑥 올라서고 있다.
장차 세계 최대 물류도시 상하이를 이끌어갈 세계 최대 항만 양산(洋山)항이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양쯔(揚子)강을 따라 떠내려오는 토사로 수심이 7m밖에 안돼 1만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급 대형 선박들이 들어설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다 한복판의 작은 섬에다 거대 항만을 만들고 긴 다리로 연결한 것이다. 상상하기 힘든 발상 전환의 현장이다. 다리 길이는 자그마치 32㎞. 인천 송도와 인천공항을 잇기 위해 건설되는 인천대교(12.7㎞)의 2배 이상 된다. 2020년이면 양산항은 컨테이너 선박 52개가 동시에 정박, 연간 2,200만TEU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2011년 완공될 부산신항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2002년 착공 후 불과 3년 만인 올 하반기에 이미 1단계 5개 선석이 개통되고 내년에는 9개 선석이 문을 연다. 거대한 양산항이 초스피드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는 양쯔강 보세구역에 설치된 항만과 황푸강의 항만만으로 이미 2003년에 부산항을 제치고 세계 3대 항만으로 부상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변하면서 화물수요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지 가이드들에 따르면 중국은 건설계획을 확정하면 이르면 5일 내, 늦어도 1주일 내 착공한다. 토지보상에만 1~2년이 걸리고 환경 문제나 님비(NIMBYㆍNot in My Backyard) 현상과 맞물릴 경우 아예 건설이 무산되는 한국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상하이 한국타이어 중국법인인 한태윤태유한공사(韓泰輪胎有限公司) 한영길 사장은 "우리나라도 빨리 경쟁할 것은 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국에 팔아먹어야 한다"며 "중국은 초스피드로 2만㎞의 고속도로 건설에 열을 올리는데 우리는 3보1배나 해서 언제 이뤄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독일 GMP가 총책임을 맡아 50만 인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건설하는 양산항 배후도시는 300㎢로 서울시의 절반 정도 크기. 하이테크 단지, 제조업단지, 주요 제조업단지, 물류원구와 주택단지 등 크게 5개 지역으로 개발되고 있다. 신도시 건설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2007년까지 신도시의 40㎢가 완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북아 물류허브를 꿈꾸는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중국이 거대 항만과 푸둥에 거대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있지만 서비스 수준이 매우 낙후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북부지역이나 내륙 또는 동남아 국가에서 미주로 가는 화물은 양산항보다 부산항에서 환적하는 게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전일수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은 "이미 규모로 상하이와 경쟁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중국보다 월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이 우리가 물류기지로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5/09/07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