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헐값 특허출원' 되레 기술만 샌다

발명가 등 싼 비용 요구에 핵심단어 누락 '부실' 양산<br>정작 기술 보호는 못받고 돈 들여 자세히 공개한 셈


SetSectionName(); '헐값 특허출원' 되레 기술만 샌다 발명가 등 싼 비용 요구에 핵심단어 누락 '부실' 양산정작 기술 보호는 못받고 돈 들여 자세히 공개한 셈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황정원기자 garden@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새로운 기술을 보호받기 위한 특허출원 과정에서 오히려 기술을 유출시키고 국내 특허만 출원하면서 정작 규모가 큰 해외시장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 국내의 한 과학자가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그런데 특허내용을 설명하는 특허명세서상의 '청구항'에 연료전지를 만드는 음극과 양극ㆍ전해질의 특성을 자세히 기술하고 이를 비커에 넣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결국 비커에 넣지 않으면 누구나 특허침해 없이 기술을 쓸 수 있도록 돈까지 들여 자세히 공개한 셈이 됐다. #2. 한 교수가 네이처지에 논문을 싣고 특허를 출원했다. 몇 년 후 자신의 특허를 침해한 제품을 발견했다. 수천만원을 들여 제품을 분석한 결과 기술이 똑같았다. 그러나 소송을 위해 특허를 살펴보다가 논문에 있던 중요 단어가 특허명세서에서는 빠진 것을 확인했다. 변리사가 특허를 출원하는 과정에서 잘 모르고 '핵심 단어'를 제외한 것이다. #3. 글로벌 기업이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보고 국내의 한 교수를 찾아갔다. 기술은 좋았지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 특허만 출원하고 미국 등 해외 특허는 출원하지 않아 해외에서 그 기술에 대한 배타적 보호를 받을 수 없어 살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나 발명가이 특허출원에 싼 비용만 요구하는 출원수임료 덤핑 관행이 이어지면서 기술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부실특허가 양산되고 있다. 한국이 세계 4위의 특허출원 대국이 됐지만 로열티 수입 적자가 줄지 않는 것은 기술보호에 구멍이 뚫린 부실특허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허수임료 경매 등을 통한 헐값 특허출원이 성행하면서 한국특허의 특허청 등록 성공률도 낮은 실정이다. 지난 2007년까지 10년 동안 신청한 한국 특허등록 성공률은 50%인 반면 한글로 번역작업을 거쳐 국내에 특허등록을 요청한 일본 특허는 성공률이 72%로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해외 특허등록 성공률은 훨씬 더 저조하다. 한국 특허의 유럽 등록 성공률은 18%로 독일(54%)ㆍ일본(47%)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일본 등록률은 27%로 영국(52%)ㆍ스위스(42%)보다 낮다. 미국 등록률도 36%로 일본(54%)ㆍ프랑스(54%)와 격차가 크다. 대학이나 연구소 등이 국내에만 특허를 출원하고 해외 출원은 하지 않아 해외에서 해당 특허가 배타적인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 팔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특허출원 시스템을 세계 최대 특허시장인 미국 등 선진국과 소통할 수 있도록 바꿔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울뿐인 특허강국 이대로는 안된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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