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인천 시립체육관에서는 대우자동차 등 경인지역 퇴직자를 위한 채용박람회가 열렸다.노동부와 대우자동차 희망센터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경인지역 300여개 중소기업이 참가, 800여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했다.
이 행사를 통해 일자리를 얻은 사람 중 100여명은 대우자동차 퇴직 근로자였는데 박람회가 아닌 대우자동차 희망센터 도움으로 채용된 대우차 퇴직근로자는 2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최근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의 중요성을 인식, 관련 프로그램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란 대우차와 같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퇴직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면서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활동 일체를 말한다.
아웃플레이스먼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는 대우자동차와 P &G, 잡링크ㆍDBM코리아ㆍCBS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경우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확산되기 시작,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70%이상이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일반화 돼 있으며 우리나라도 점아 확산돼 가고 있다.
대우자동차 희망센터는 퇴직자들의 재취업 지원을 위해 대우자동차가 인천시, 경인지방노동청 등의 협조로 지난 2월 개소식을 갖고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왔다.
현재 대우차 부평 공장에서 개별 통보된 정리 해고자 1,750명을 포함, 지난해 12월과 올해 퇴직한 6,800여명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재취업 컨설팅 ▦인천지역 1사1인 일자리 나누기 및 창업알선 ▦특별직업훈련 ▦실업급여 지급안내와 고용보험 업무지원 등 종합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대우자동차 희망센터'의 전신인 '희망센터'를 운영해 온 대우차는 최근까지 모두 2,000명을 상담, 300여명의 취업 또는 창업을 도왔고 올해 안에 퇴직자 3,000여명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최소 2,000명을 재취업 시킬 계획이다.
경인채용박람회 외에도 올 하반기 서울ㆍ수원ㆍ군산ㆍ창원 등으로 순회박람회를 개최하고 퇴직자 공동법인 설립 및 창업설명회 등 체계적인 창업지원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생활용품 메이커인 P&G의 천안공장도 퇴직자 도우미 센터(Career Transition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P&G 천안공장 퇴직자라면 도우미 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주로 퇴직금 재테크, 재취업알선, 창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구조조정으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닥치는 문제는 금전적인 면도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불안정한 심리다. 삶의 터전으로 여겼던 일터, 직장동료, 자신의 근무지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겪는 상실감은 엄청난 고통을 준다.
회사에 남은 사람들도 많은 상처를 받는다. 떠나는 동료를 보며 언젠가는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회사에 대한 신뢰감 상실은 회사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직자의 경우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평균 3개월 이내 취업이 되며 늦어도 대부분 6개월 이내 취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인ㆍ구직업체는 잡링크(www.joblink.co.kr)가 있다. 잡링크에서는 미채용 인력에게는 기업체 추천 서비스와 적성검사, 모의면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퇴직자에게도 헤드헌팅 서비스와 적성검사, 인력파견, 창업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98년 한국에 진출한 DBM코리아와 CBS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잡링크 관계자는 "국내 경제의 앞날은 금융부문과 기업 구조조정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여기에서 핵심은 실직자의 재취업이라는 점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닐 때는 물론, 떠날 때도 즐거운 회사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아웃플레이스먼트가 보편화 되어야 한다"면서 "그러한 문화가 있을 때 구조조정 대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회사가 원하는 인력이 되기 위한 노력을 의욕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