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웃과의 나눔은 의무"…다시 꽃 피는 '박애 자본주의'

美 거부 40명 재산 절반 기부 '아름다운 서약'<br>블룸버그 뉴욕시장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등<br>게이츠부부·버핏 주도 '더 기빙 플레지'에 동참<br>최소 1,500억弗 달할듯 "6,000억弗 서약이 목표"


"내 부의 대부분이 교육개선에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교육은 인류생존의 열쇠입니다." (조지 루카스, 영화감독)

"대공황 시절에도 부모님은 2,200달러인 연봉의 8%를 이웃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나는 그때 나눔을 배웠습니다." (로리 로키, 비즈니스와이어 창업자)


빌ㆍ멀린다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이 지난 6월 공식 출범시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동참,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이나 사후에 전재산의 50% 이상을 기부하기로 서약한 미국 억만장자들의 소감이다. 금융위기 이후 아메리칸드림으로 상징되는 미국 중산층이 몰락하고 빈부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박애자본주의(Philanthro-Capitalism)'가 다시 한번 꽃을 피우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에너지 분야의 재벌인 T 분 피켄스, CNN 창업자인 테드 터너, 투자자 로널드 페렐먼, 연예산업의 거물인 배리 딜러, 자선사업가 데이비드 록펠러 등의 거부들도 기부대열에 동참했다.


경제잡지 포춘에 따르면 버핏과 게이츠는 지난해 3월 오마하의 한 식당에서 식사 도중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이후 여러 차례 억만장자들과 금융계 거물들을 만나 운동에 동참할 것을 설득해왔고 마침내 '더 기빙 플레지'는 4일 게이츠와 버핏 외에 6월 출범 당시 동참의사를 밝힌 인사를 포함한 38명이 재산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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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들의 재산기부 약속은 계약이 아니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더 기빙 플레지' 홈페이지(www.thegivingpledge.org)에 자신의 재산기부 의사를 밝히는 서한을 공개함으로써 후손들도 이 약속을 준수할 수 있도록 했다.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재산기부를 약속한 40명(게이츠ㆍ버피 포함)의 재산을 50%만 합산해도 최소 1,500억달러에 달한다. 게이츠와 버핏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의 '빌리어네어(billionaire)' 403명을 우선 대상으로 6,000억달러를 기부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버핏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남들의 이목을 끌기 싫어 기부를 하면서도 서명을 하지 않은 인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인사들은 정부의 세금인상 등 장광설을 늘어놓으며 동참을 거부했다"며 "부를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는 왕조와 같은 태도를 가진 경우도 많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거 없는 성인(聖人) 없고 미래 없는 죄인 없다'는 말을 인용하며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물론 중국ㆍ인도 등 외국 인사들도 만나 기부 동참을 적극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춘은 '더 기빙 플레지'가 오늘날 미국 박애주의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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