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야 뽀로로다~." 말 한마디로 떼 쓰는 아이들조차 TV앞으로 모여들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책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바꾼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가 '뽀로로'를 만들기까지 크리에이티브(창조적인 부분)의 전 과정을 모아 정리했다.
브랜드 가치만 약 4,000억 원, 세계 120개국에 수출돼 로열티 수익으로 연 100억 원을 벌어 들이는'뽀로로'는 하루 아침에 탄생한 반짝 결과물이 아니다.
'뽀로로'를 기획한 최종일 대표는 본래 대형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는 광고쟁이였다. 그런 그가 애니메이션을 만난 것은 금강기획 신사업추진팀에서였다. 애니메이션 기획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IMF로 팀이 해체되자 돌연 동료들과 창업을 선언한다. 당시 금강기획 CEO였던 채수삼 사장이 회사를 그만두는 그에게 자금을 투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채수삼 사장은 당시 기획자 최종일에게서 무엇을 발견했던 것일까. 책은 그 해답을 찾아 정리했다. 그것은 천재적인 발상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영감도 아닌 모든 가능성을 파고드는 '상상의 집요함'이었다고 말한다.
첫 발걸음은'왜 한국은 기획이 아니라 제작만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그는 제작이 아닌 기획으로 업을 재정의하고, 세계가 한국에 눈길도 주지 않던 시기에도 해외 진출을 목표로 작품을 구상했다. 자신들만의 OSMU(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책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것) 전략으로 누구나 믿고 찾는 '뽀로로 프리미엄'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그렇다면 최종일이 말하는 크리에이티브는 무엇일까. 그는 악당에 쫓기는 아이들이 절벽을 뛰어넘을 때를 빗대어 설명한다. "그 상황에서 멋지게 뛰어넘거나, 색다른 방법으로 기발하게 뛰어넘는 것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라며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에이티브라고 하면 흔히 멋진 것을 떠올리지만, 크리에이티브는 결국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능해야 한다고"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목적이 자신의 예술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 혼자 즐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작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그 고민을 '포장'하는 것이 곧 크리에이티브"라고 설명한다.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