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땅값 안정, 개발계획 남발부터 막아야

정부가 뒤늦게 땅값 급등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는 ‘토지시장 안정대책 추진 방안’을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 예정지 등에 대해 지정고시에 앞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의무화하고 임야 등을 취득할 때도 농지와 마찬가지로 해당 시ㆍ군에 6개월 이상 거주하도록 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제 위반자에 대해서는 과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던 솜방망이 처벌에서 토지가액(공시지가)의 2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처벌을 강화했다. ’5ㆍ4 부동산 대책’이 주택투기지역 이외의 1가구2주택 보유자와 외지인 소유 농지 및 임야 등에 대해 양도소득세 부과를 강화했다면 이번 대책은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기업도시 및 혁신도시 등을 개발할 입안단계부터 투기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최근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토지가격이 급등한 만큼 정부의 토지시장 안정대책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정부가 각종 개발계획을 시도하면서 당연히 예상된 개발지역과 주변지에 대해 이제서야 대책을 내놓은 것은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과거 수십년 동안 정부의 개발계획지역이 땅값 상승을 선도했고 심지어 투기꾼들은 계획에도 없는 개발지역을 거짓으로 만들어낼 정도로 땅투기가 극성을 부려왔다. 여기에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들쑤셔 놓다 보니 땅값이 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정부의 대책이 항상 뒷북을 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미 지정해 놓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국토의 15.5%나 되며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토지투기지역도 41개 시ㆍ군ㆍ구에 이른다. 정부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토지시장 안정대책을 엄격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고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집값이나 땅값을 오르지 않도록 정책방향을 세워야지 부동산 가격이 오른 뒤 세금만 더 많이 걷으면 된다는 안이한 자세를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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