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35로 단수친 것까지는 절대수인데 그 다음이 어렵다. 실전처럼 그냥 37로 내려서야 할는지 더 효과적인 수를 찾아봐야 할는지. 5분쯤 망설이던 장쉬는 흑37로 그냥 내려섰다. “정수일 거예요. 장쉬는 특히 실리에 민감하니까 다른 궁리는 안했을 겁니다.”(루이9단) 달리 둔다면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길이다. 그런데 그것이면 백은 무조건 백2 이하 6을 선수로 몰아붙이고 8로 모양을 갖출 것이다. 이 결과는 하변쪽 백이 실리가 짭짤하므로 흑의 모험일 것이다. 백38 이하 백40은 외길 수순. 한국기원 검토실의 루이가 말한 대로 상생의 타협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는데 장쉬가 하변을 확실하게 단속하지 않고 흑43으로 달려갔다. 진작부터 노리고 또 노렸던 절호점이었다. “문자 그대로 대세점이자 쟁탈의 급소입니다.”(윤현석9단) “하지만 이 수가 과연 최선일까. 나는 하변을 어떤 식으로든 두고 싶은걸.”(서봉수) 서봉수가 제시한 것은 참고도2의 흑1로 젖히는 수였다. 그것이면 백은 2로 대세점을 차지하겠지만 흑3 이하 7로 백의 요석 2점을 선수로 잡게 되므로 흑의 이익도 엄청나다. 현지의 검토실에서도, 그리고 대국현장에서도 이 코스가 심도있게 검토되었다고 한다. 결론은 백2로 대세점을 차지한 위력이 위낙 커서 흑으로서는 실전처럼 흑43으로 두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으로 낙착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