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전문성·인문학적 소양 높여 성장성 큰 금융업에 도전하라" <br>예금만으론 노후 대비 불가능 자산관리, 저축·투자 균형 필요<br>장기·분산·적립식 투자 통해 위험 줄이면서 자산증식 가능<br>유럽 재정위기·韓가계부채는 국가경제 균형 상실이 주원인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가 27일 CEO초청 특강에서 '금융시장에서 균형의 중요성' 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저축과 투자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최방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27일 경희대에서 가진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CEO 초청 특강'에서 ▦저축과 투자 ▦주식ㆍ채권ㆍ외환ㆍ상품시장 ▦유럽 재정위기와 한국의 가계부채 ▦글로벌 금융위기, 일본 대지진 등 다양한 사례를 들며 '금융시장에서 균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가 '균형'을 강조한 것은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최 대표이사는 금융업계에 34년 이상 종사하며 은행ㆍ유관기관ㆍ자산운용회사를 두루 거친 '한국 금융업 발전의 산증인'이다. 그가 2시간 가까이 진행한 강연에는 국내외를 아우르는 넓은 시각, 과거에 위기를 직접 겪으며 체득한 교훈,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자산관리에 있어 저축과 투자의 균형이 필요=최 대표이사는 저축과 투자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우선 미국과 한국의 가계 금융자산 비중을 비교하며 "우리나라는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에 치중해 있고 금융자산 내에서도 현금ㆍ예금 비중이 높지만 미국은 적극적인 투자문화로 금융투자 상품의 비중이 높고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이사는 이어 한국의 금융자산에서 금융투자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4.0%까지 올랐던 지난 2007년을 제외하고는 통상 20%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며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저축과 투자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은행 예금만으로는 노후를 대비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최 대표이사는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본인의 재무상황과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위험을 감내하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장기투자ㆍ분산투자ㆍ적립식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이면서 관리하면 자산증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대표이사는 자산운용회사 수장답게 펀드의 장점을 역설했다. 그는 "전문가에게 자산을 맡기는 펀드투자는 선진국에서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펀드시장의 규모가 46개국 중 약 18위에 그칠 정도로 많지 않다"며 "저축과 투자가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면 펀드와 같은 자산운용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의 균형은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요인=자산관리에서 '균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최 대표이사는 이어 금융시장에 대한 설명으로 강연을 이어갔다. 다소 딱딱해지기 쉬운 금융시장 관련 강연을 시작하기 전 그는 전날 코스피지수ㆍ금리ㆍ환율에 대한 퀴즈를 통해 강연을 경청하는 대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유머감각을 보이기도 했다. 최 대표이사는 주가의 움직임에 대해 '저평가와 고평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으로 정의했다. 그는 "주가는 기업의 이익과 성장성 등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수급에 따라 저평가와 고평가 사이에서 변화한다"며 "주가는 실물경제와도 상호작용을 통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금리와 환율의 움직임도 '균형'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최 대표이사는 "금리가 올라가면 경기가 둔화되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항상 양자 사이에서 저울질하게 된다"며 "금융위기 과정에서는 전세계 중앙은행이 공조 체제를 구축해 다같이 금리를 내리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환율은 수출과 수입 사이의 균형점을 잡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가에 대해서는 "이중적 관점을 균형 있게 갖고 방향을 해석해야 한다"며 "고유가는 경기에 부담을 주는 동시에 경기 회복의 신호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이사는 이어 "주식ㆍ채권ㆍ환율ㆍ유가의 공통점은 국내 요인 외에 글로벌 시장의 영향을 참 많이 받는다"며 "펀더멘털이 계속 성장해간다면 시장은 결국 펀더멘털을 반영해 균형을 찾아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 한국 가계부채는 균형상실 때문=최 대표이사는 유럽 재정위기의 근인을 '국가 차원에서의 균형상실'로 해석했다. 그는 "독일ㆍ프랑스 등 탄탄한 제조업을 보유한 중심국가와 그리스ㆍ포르투갈 등 관광ㆍ1차산업 중심의 주변국가 사이에 펀더멘털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며 "그리스의 경우 공공 부문의 비대화, 30%를 넘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최를 위한 무리한 재정지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우려가 계속되는 것은 '유럽 경제의 균형상실'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순환대출과 교차투자를 통해 얽혀 있다"며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유럽 경제의 균형상실은 전세계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3월 말 기준 금융기관 가계대출 752조원 중 55%인 416조원이 주택관련 대출인데 이는 결국 집값 상승에 기대해 무분별한 대출을 받은 '불균형'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이사는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30~40대에 하우스 푸어 비중이 가장 높고 이중 40%가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며 "과도한 부채 증가는 개인과 가계의 균형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균형도 위협하기 때문에 소득과 지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회사들도 위기 속에서 기회 찾아야=최 대표이사의 '균형론'은 금융회사들의 위기 대응에도 적용됐다. 그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새로운 시장의 균형을 예측하려는 관점은 존재한다"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회사 전문가 시각 ▦국내외 증권사와 연구소의 시각 ▦신한금융지주 네트워크 ▦BNP파리바 글로벌 네트워크 등 4단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균형을 이루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어 "IMF구제금융이 이어지며 우리나라 5대 시중은행이 합병됐고 2003년 카드사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에 따라 큰 기업들의 흥망이 좌우됐다"며 "시장 충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좋은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있는가에 따라 금융회사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직업에 관계없이 금융에 대한 이해는 필수=최 대표이사는 '경희대학교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통해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1960년 52.4세에서 2007년 기준 79.4세로 증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한다"며 "전문가의 도움과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재무설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는 우선 ▦전문성 ▦윤리의식 ▦인문학적 소양을 들었다. 최 대표이사는 "1995년 닉 리슨의 선물거래 손실로 오랜 역사의 베어링증권이 단 1파운드에 ING에 매각됐다"며 "전문성, 인문학적 소양, 윤리의식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외국어도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영어 발음보다는 내용ㆍ논리ㆍ요점이 중요하다"며 "자칫 한국 문화에만 익숙하면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는 데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에 정보공유, 결론부터 말하기 등 글로벌 스타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이사는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금융업 진출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는 투자은행과 리테일 영업을 비교하며 "금융산업은 리스크가 큰 만큼 더 큰 차별화를 만들어낸다"며 "제조업도 좋지만 금융과 같은 산업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력
▦1951년 강릉
▦1978년 한국거래소 기획부
▦1979년 경희대 법학학사
▦1982년 신한은행
▦1989년 신한종합연구소 금융경제실장
▦1991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1998년 신한은행 종합기획부장
▦2001년 신한금융지주 상무
▦2004년 조흥은행 부행장
▦2009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2010년 금융투자협회 비상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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