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거물들 거취는<br>정몽준, 양산 승리로 체면치레… 박근혜는 소신 피력 여지남겨
| (위 왼쪽부터) 정몽준 대표, 박근혜 前대표, (아래 왼쪽부터) 정세균 대표, 손학규 前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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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28재보선 결과 한나라당이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에서, 민주당이 경기 안산 상록을과 수원 장안 및 충북 4개군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잠룡들의 거취가 대략 정리되는 분위기다.
여야 모두 특별한 이변 없이 2대3으로 재보선이 막을 내림에 따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저마다 커다란 변화 없이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확인시키며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ㆍ정몽준, 한숨 돌리고 당 분란은 잠재워
비록 여 3, 야 2의 황금비율을 성사시키지 못했지만 박 전 대표와 정 대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정 대표의 경우 3곳 이상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겠지만 그나마 양산과 강릉을 가져옴에 따라 조기전대 등 정치적 책임론에서는 한발 물러날 수 있게 됐다.
리더십 논란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박희태 전 대표를 원내에 입성시킴으로써 여당 대표의 체면은 유지하게 된 셈이다. 여기에 정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쉴틈없이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지원유세를 한 것도 당 내외에 대표로서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이다.
수원 장안의 승리가 아쉽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당내 책임론은 거세게 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남은 정기국회와 내년도 지방선거를 생각해서라도 당내에서 책임론을 제기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도 일단 선거 후폭풍에서 한발 비켜나게 됐다. 지원유세를 하지 않은 데 따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세종시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소신을 피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이 많다.
◇ 정세균ㆍ손학규, 선전 자평 속…입지강화 여지 남겨
정 대표 역시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2기 정세균 체제를 이끌 동력을 마련했다. 4대1이라는 최선의 결과는 아니지만 수원 승리의 명분은 당분간 정 대표가 당 장악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충분하다.
또 안산 상록을 승리는 후보 단일화 실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수도권에서의 입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따라서 정 대표는 남은 정기국회 일정에서 이명박 정부 중간심판론과 함께 거대 여권 견제론에 기댈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해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기회를 가지게 됐다.
손 전 대표는 수원 장안의 승리로 정치적 입지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성공적인 현실 정치권 재입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여기에다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함과 동시에 야권 내에 친 손학규 진영 구축이 용이하게 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후배인 이찬열 후보의 여의도 입성을 무시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여당의 박찬숙 후보를 물리쳤다는 점에서 경기도에서는 '역시 손학규'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는 점이 손 전 대표의 다음 정치행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손 전 대표가 선거지원에 나서면서 "재보선 이후 당분간 선거전과 같은 생활을 더 할 것"이라고 말한 점으로 미뤄 곧바로 정치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정치적 위상은 분명히 한 만큼 야권 내 잠재적 대권후보 경쟁자인 정 대표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한 명분을 만들었다.
◇ 친노, 득표력 위안 당분간 숨고르기…군소정당 한계 절감
친노진영의 움직임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양산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패배했지만 친노신당 등 친노진영의 정치적 재기는 한숨을 돌리는 양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실상의 고향인데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등 친노진영이 총출동했음에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노진영은 당분간 시간을 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ㆍ진보신당 등 군소야당은 정치적 한계를 절감하는 선거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