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금리보다 현저히 높은 이자를 받기로 하고 금융기관에 맡긴 예금은 예금보장이 안 된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13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대구고법은 최근 대구의 모신용협동조합 예금자 3명이 예보를 상대로 제기한 2억2,500만원의 예금보험금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예금자들이 정상 금리(예탁금 증서상 연 11~13%)보다 2배 가량 높은 연 24%의 이자를 받고 수기식 예탁금 증서를 교부받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신협 이사장이 횡령할 의도로 조합의 명의를 사용해 예탁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해석했다.
즉 조합과 예금계약을 맺은 것이 아님을 예금자들이 알았거나 통상의 주의만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계약은 무효로 예금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 예금자는 지난 94년 고금리 약정을 맺고 신협에 예금을 맡겼으나 신협 이사장의 횡령으로 99년 신협이 문을 닫자 예보에 예금 대지급을 요구,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약정금리보다 현저히 높은 별도의 이자를 받기로 한 예금계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유사소송(27건, 소송액 466억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