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미네르바 체포는 세계가 웃을 코미디"
"이번 사건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 훼손"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미네르바 사건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는 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일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같이 밝히고 "(청와대) 지하 벙커에 비상상황실 차려놓고 처음 선보인 작품이 고작 '미네르바 긴급체포'라니, 전 세계에서 웃을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경제 살린답시고 전쟁상황실 차려놓고 일개 네티즌에게 선전포고나 하고 있으니…"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만수(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보다 정확한 예측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네르바가 30대 백수라고 한다"면서 "검찰 발표를 믿는다면, 어느 30대 백수의 경제 예측이 한 나라의 경제수장보다 더 정확했다는 얘기가 된다. 한 마디로 기는 만수 위에 뛰는 백수가 있다는 것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가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앞으로 인터넷 모욕죄가 도입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미리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사례"라며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모아 뜯어보면, 그 중에서 몇 가지 크고 작은 실수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긴급체포'되고, 구속될 수 있다. 앞으로 정부, 여당, 여당 의원들에 대해 입을 벙긋거렸다가는 긴급체포될 각오를 해야 한다. 완전 전체주의 경찰국가의 상황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미네르바의 글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이 있나? 미네르바의 글 때문에 피해를 본 투자자가 있나? 미네르바의 글 때문에 모욕 당하고, 명예를 훼손당한 시민이 있나"라고 묻고 "사이버 모욕죄가 도입되면, 앞으로 미네르바 긴급체포와 같은 사태는 아마도 인터넷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에 붙잡힌 박모(30)씨가 진짜 미네르바가 맞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미네르바가 구사한 용어들이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쓰기 어려운 것이라고 하나, 사실 전문가 뺨치는 아마추어가 넘치는 곳이 또한 인터넷"이라며 "외려 언론에서 추측하던 그런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쓴다는 것이 외려 비현실적일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정체를 놓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의심의 바탕에는 학벌주의 코드가 깔려 있는 것 같아 좀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미네르바가 지난달 29일 다음 아고라에 "정부가 금융기관의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담은 글을 올린 것과 관련, 진 교수는 "국회에서 장관이 사법처리 가능성을 운운한 이후로, 미네르바가 평정심을 잃었던 것 같다"면서 "한 동안 그가 쓴 것이라고 믿기 힘든 격앙된 글들을 올리더니, 결국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 교수는 "본인이 그 실수를 인정하고 글을 삭제하고 사과까지 했는데도 '긴급체포'를 당하는 게 이 나라의 상황"이라면서 검찰을 비판했다.
다음은 진 교수의 '기는 만수 위에 뛰는 백수' 글 전문.
만수보다 더 정확한 예측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네르바가 30대의 백수라고 하네요. 검찰의 발표를 믿는다면, 어느 30대 백수의 경제 예측이 한나라의 경제수장보다 더 정확했다는 얘기가 되지요. 한 마디로 기는 만수 위에 뛰는 백수가 있다는 것이 이 나라의 현재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어쨌든 지하 벙커에 비상상황실 차려놓고 처음 선보인 작품이 고작 '미네르바 긴급체포'라니, 전 세계에서 웃을 코미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제 살린답시고 전쟁상황실 차려놓고 일개 네티즌에게 선전포고나 하고 있으니....
미네르바가 구사한 용어들이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쓰기 어려운 것이라고 하나, 사실 전문가 뺨치는 아마추어가 넘치는 곳이 또한 인터넷이지요. 외려 언론에서 추측하던 그런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쓴다는 것이 외려 비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정체를 놓고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 의심의 바탕에는 학벌주의 코드가 깔려 있는 것 같아 좀 불편합니다.) 역시 사건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되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경제 몌측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요. 한때는 그의 예측이 틀렸다는 이유로 잡아넣겠다고 하더니, 그게 여의치 않자 이번에는 허위사실 유포로 걸어 버렸네요. 국회에서 장관이 사법처리 가능성을 운운한 이후로, 미네르바가 평정심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한 동안 그가 쓴 것이라고 믿기 힘든 격앙된 글들을 올리더니, 결국 결정적인 실수를 했지요. 하지만 본인이 그 실수를 인정하고 글을 삭제하고 사과까지 했는데도 '긴급체포'를 당하는 게 이 나라의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은 앞으로 인터넷 모욕죄가 도입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미리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사례입니다. 고소, 고발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검찰에서 선제적으로 수사를 들어갔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글들을 모아 뜯어보면, 그 중에서 몇 가지 크고 작은 실수들을 발견할 수 있겠지요. 그것만으로도 '긴급체포'되고, 구속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 여당, 여당 의원들에 대해 입을 벙긋거렸다가는 긴급체포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완전 전체주의 경찰국가의 상황이 되는 거죠.
미네르바의 글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이 있나요? 미네르바의 글 때문에 피해를 본 투자자가 있나요? 미네르바의 글 때문에 모욕 당하고, 명예를 훼손당한 시민이 있나요? 없습니다. 사이버 모욕죄가 누구를 보호하는 법인지, 여기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 법이 도입되면, 앞으로 미네르바 긴급체포와 같은 사태는 아마도 인터넷의 일상이 될 겁니다. 청와대 비판한 누구 긴급체포... 재경부 비판한 누구 긴급체포... 긴급체포, 긴급체포, 긴급체포..... 민심이 정권에게 시민들 입 막는 것만큼 '긴급'한 일이 또 있겠습니까?
워룸 차려놓았다가 비아냥이나 듣자, 공간이 없어서 그런다는 둥, 그쪽이 원래 통신이 좋다는 등 둘러대는 것 좀 보세요. 유치 찬란해서 차마 들어주기조차 민망하네요. 아니, 경제 살린다면서 왜 땅굴로 기어 들어갑니까? 무슨 설치류 월동 경제 하자는 겁니까? 이건 대한민국 국격에 관련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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