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설립 이후 꾸준히 두드린 해외 시장의 문이 이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공략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조규곤(사진) 파수닷컴(150900) 대표는 28일 상암동 파수닷컴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기술력은 충분히 인정받았지만 기밀문서를 다루는 보안 사업의 특성상 외국 기업에 대한 선입견이 커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오랜 시간 투자해왔고 이제 조금씩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소프트웨어 보안 기업인 파수닷컴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을 상용화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1위 기업용 문서보안솔루션(EDRM) 기업으로 성장했다. DRM은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허가된 사용자가 허가된 권한 내에서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통제하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200만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파수닷컴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결실은 올해 들어서야 나타나고 있다. 파수닷컴은 지난 23일 IBM ECM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금융회사들과 1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파수닷컴의 기술력을 인정한 IBM이 직접 파수닷컴의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조 대표는 "IBM이 우리 기술을 인정하고 판매를 결정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며 "이번 IBM과 파수닷컴 연동 솔루션 영업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매출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지도 있는 다른 기관과의 수주건도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어 이달 안에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파수닷컴은 해외 실적 증가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KDB대우증권은 올해 파수닷컴의 매출액은 작년보다 21.6% 증가한 260억원, 영업이익은 173.4% 늘어난 39억원으로 전망했다.
조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내부 데이터 보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IBM을 비롯한 북미 지역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더욱 탄탄히 해 금융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수주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DRM 분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DRM 사업에만 주력하면 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조 대표는 묵묵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당장 DRM 사업에만 주력하면 재무제표나 밸류에이션이 좋게 나올 수 있고 주력 사업에서 돈을 번 다음 신규 사업을 해도 되지만 그러면 늦는다"며 "소프트웨어 사업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빨리 추진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들이 당장 2~3년간의 먹거리에만 만족하고 그 뒤를 준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5년 뒤 10년 뒤의 먹거리를 찾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5년간 적자를 보다 최근 들어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DRM 사업도 오랜 기간 투자와 인내가 없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다.
조 대표가 새로운 먹거리로 준비하고 있는 분야는 시큐어코딩(소프트웨어 개발보안)과 문서관리 솔루션 부문이다. 시큐어코딩 사업은 이미 7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시큐어코딩은 소스코드의 보안 약점을 최소화해 사이버 공격 위협에도 안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 공공기관 도입을 의무화했다. 파수닷컴의 시큐어코딩은 글로벌 경쟁사 제품 대비 뛰어난 기술력으로 올해부터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문서관리 솔루션인 '랩소디'는 기존의 문서 관리 개념에서 벗어나 서버 또는 개인 PC 등 콘텐츠가 보관되는 위치에 상관없이 효율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보안보다는 새로운 분야인 생산성 영역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외에도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파수닷컴은 DRM뿐 아니라 더 큰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회사"라며 "새로운 영역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