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선案 강행 vs 반발‥교육계 첨예대립
교육부 '등급제' 시정요구에 대학측 대응 주목
일부 사학들의 고교등급제 실시 파문이 오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로 불똥이 튀면서 교육계가 혼란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1일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를 이달 중순까지 확정,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석수 학사지원과장은 이날 "2008학년도 이후 입시제도 개선안은 시안의 기본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달 중순을 넘기지 않고 이번주 말, 늦어도 다음주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부모ㆍ교원단체들은 이날 집단 단식농성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지부장등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교육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수학능력시험 평가를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낮출 것"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전교조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심층면접을 본고사식으로 치른 증거를 제시할 예정이어서 고교등급제 파문이 본고사로 확산될 조짐마저 있다.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것으로 드러난 연세대와 고려대ㆍ이화여대 등 각 대학들은 현재 진행 중인 2학기 수시모집에도 1학기와 동일한 선발기준을 적용한 상태라 학생선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이들 3개 대학과 일부 특기자 전형에서 문제된 성균관대학에 2005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을 포함해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시정(개선) 계획을 수립해 26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수시2학기 합격자 발표만 앞둔 연세대, 일부 합격자를 발표한 이화여대의 경우 입학전형 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2일께 전국대학 입학처ㆍ실장 회의를 열어 고교등급제와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 등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해 고교간 격차반영을 주장해온 대학측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29일께는 전국 대학총장이 모여 고교등급제ㆍ대학구조조정ㆍ고등교육재정지원법ㆍ사립학교법 등 대학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11일 "교육과 대학 전체에 대한 국민 불안과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전국 대학이 모여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입력시간 : 2004-10-11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