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젠한국, 도자기 月 150만개 생산 '글로벌 톱' 위용

젠한국 '印尼 한국세라믹 공장'에 가보니…<br>빌레로이앤보흐등 글로벌업체로부터 주문 쇄도<br>올 매출목표 3500만弗로두자릿수 성장 전망<br>3년내 세계 최고 '도자기연구개발센터'도 건립


젠한국 인도네시아 현지공장의 직원들이 해외시장에 수출될 도자기 주전자를 정성스럽게 만들고 잇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월간 150만개의 도자기를 생산하며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제공=젠한국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80㎞쯤 떨어진 땅그랑. 이 곳에는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젠한국의 현지법인 한국세라믹(HANKOOK CERAMIC)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26일 기자와 함께 땅그랑 공장을 찾은 김성수 젠한국 회장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한 백인 남성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악수를 건넸다. 그는 독일에서 날아온 260년 전통의 명품자기업체 '빌레로이 앤 보흐(Villeroy&Boch)'의 바이어. 이미 3일째 젠한국의 생산현장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도자기 업계는 구매자들이 공급업체로 직접 와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빌레로이앤보흐에서 주력 모델을 100만 피스 정도 대량구매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빌레로이앤보흐 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웨지우드(Wedgwood)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도자기 업체들이 모두 젠한국으로부터 공급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에 올해 젠한국 인도네시아 법인 매출목표는 3,500만 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약 20%의 두자리 수 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일부 글로벌 도자기업체들이 글로벌구조조정을 하면서 부실한 공급처를 정리하고 주문을 소수업체에 선택,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3공장 건립여부를 3년간 고민했었는데, 지난해 9월 준공된 이후 풀가동되고 있다"고 가동현황을 전했다. 제3공장 건립 이후 젠한국 인도네시아 생산시설에서는 현지 직원 1,500명이 월 150만 개의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다. 단일 도자기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현장 입구에 서니 직원들이 도자기의 틀이 되는 '몰드'에 원료를 넣고 있다. 몰드는 기계위에서 빠르게 돌어가더니 어느새 동그란 그릇 모양이 된다. 타원형이나 네모 등 기계로 돌려 만들 수 없는 형태의 제품은 직원들이 성형 틀에 일일이 진흙을 넣어 성형ㆍ건조한다. 성형된 도자기는 80미터의 소성로를 지나며 1300도 가량의 고온에서 구워지는 공정을 거치게 된다. 대개 한 제품당 3~4번의 소성을 한다. 소성공정 끝에서 몸을 굽혀 소성로 안을 바라보니 붉게 이글거리는 불길속에서 도자기들이 여물고 있다. 류재철 생산부장은 "도자기는 굽는 과정에서 약 15%가량 크기가 줄어드는 데 정확한 수축을 위해서는 소성로내에서도 각 구간별로 온도를 달리해야 하고, 실시간으로 단 1도의 오차도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수축하는 특성을 지닌 도자기로 밀폐용기를 만들 수 있는 곳이 세계적으로 드문 이유"라고 설명했다. 소성로는 정확한 온도유지를 위해 1년에 단 한번 유지보수 때를 제외하고는 멈추지 않는다. 돌아보다보니 곳곳마다 제품모양과 무늬들이 모두 다르다. 김 회장은 "제품 수만 5,000여개에 이른다"며 "150여명의 연구개발직원들이 한 달에 수백개의 아이템을 개발해내는 R&D역량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현지 자체브랜드 매장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젠한국이 현지에서 쓰는 브랜드는 세인트제임스(Saint James). 지난해 총 48개의 현지매장을 통해 2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자카르타 시내에 위치한 그랜드인도네시아 쇼핑센터도 세인트제임스 직영점이 운영되고 있었다.이곳에서 17만루피아(2만원 가량)의 머그컵을 구매한 현지인 이나(여ㆍ48)씨는 "가격은 시중 제품보다 비싸지만 디자인이 다양하고 품질이 좋아 매장을 자주 찾는다"며 "특히 기존에 쓰던 일본제품과 달리 깨지거나 갈라지면서 가루가 날리는 일이 없어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밀폐용기에 이어 전자렌지용 라면기, 도자기 냄비 등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해시장을 선도한다는 생각이다. 3년 내에 500만 달러를 들여 파일럿 플랜트, 첨단장비 등을 갖춘 세계 최고의 도자기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는 "도자기가 전통제조업이라고 하지만 친환경 유약과 고급 원료를 쓰고, 품질을 높이고, 새로운 디자인과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한다면 첨단산업과 마찬가지의 고성장도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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