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사 대출상담사 '개점휴업'

은행·할부금융·리스사등 유동성 악화로 대출 줄이자 전업등 속출<br>저축銀, 모집업체 한달새 절반수준 줄어들어



은행ㆍ보험ㆍ저축은행ㆍ할부금융사ㆍ리스 등 거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악화로 대출을 축소하자 대출을 알선해주는 대출상담사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신규 대출 억제 여파로 대출상담사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월 689개였던 대출모집업체 수는 9월 말 881개까지 늘었지만 10월에 441개로 한 달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출모집인 수도 1월 2,974명에서 6월에는 3,495명까지 늘었다가 9월에는 3,296명선을 유지했지만 10월에 2,847명으로 한 달 동안 449명(13.6%)이나 감소했다. 할부사ㆍ리스사 등 여신사들의 대출상담사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월 4,635명이었던 대출상담사 수는 7월 말 8,786명까지 증가했지만 10월 말 7,670명으로 1,116명(12.7%)가 감소했다. 대출모집 업체나 대출모집인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사의 경우 대출을 줄이면서 9월 말 587명이던 대출상담사가 10월 말에는 420명으로 한 달 만에 28.4%(167명)나 감소했다. 최근 할부사가 대출을 중단하자 외자계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한 대출상담사는 "할부사들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신용대출은 물론 자동차할부를 받기도 어렵게 만들어 신규 대출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며 "기존 대출도 연장은 해주지만 금리를 높이는 등 조건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을 받겠다는 고객은 많아졌지만 금융회사들이 문을 꼭 걸어 닫아 신규 대출을 알선하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현재 SC제일ㆍ시티은행 등 일부 외자계 은행만이 대출상담사를 통한 영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저축은행 대출모집인들의 상황은 더 어렵다. 한 저축은행의 임원은 "자금조달은 어렵고 고금리에 돈을 쓰겠다는 곳은 줄을 섰다"며 "수익성은 낮고 위험만 높은 개인대출은 심사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신규 대출이 거의 안 나간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이 신규 대출을 줄이자 대출상담사들의 수입은 절반 이하로 줄고 전업을 하거나 아예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대출상담사들은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고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기 때문에 대출을 못하면 수입도 없다. 한 대출모집인은 "올 초만 해도 금융회사들이 주택담보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매달 수백만원 이상씩 챙겼다"며 "최근에는 실적이 크게 줄어 한 달에 100만원을 벌기도 빠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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