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교수 강연서 첫 언급… 삼성 "비메모리 포함땐 흑자"반도체 경기의 극심한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정운찬(경제학부) 교수가 13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이 6월부터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조원, 올 1ㆍ4분기에 1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반도체부문이 가장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반도체부문의 적자'는 충격적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전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인재개발원 최고경영자 모임 강연에서 "국내 경제는 하반기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크고 경기회복이 힘든 데 그 이유로는 미국경제가 생각보다 좋지 않고 국내 경제를 좌우하는 반도체경기가 회복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2002년 1ㆍ4분기 이후에도 흑자전환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정 교수의 발언에 대해 "반도체 부문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64메가 D램과 128메가 D램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흑자로 전체적으로는 흑자"라면서 "오는 20일로 예정된 기업설명회(IR) 전까지는 실적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2ㆍ4분기에도 수천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는 하겠지만 반도체 부문은 6월 또는 7월부터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분야의 적자가 커지면서 시스템LSI(비메모리)부문에서 내는 흑자를 상쇄, LCD(박막액정표시장치) 분야를 합쳐 결국 반도체부문 전체가 상반기를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서게 됐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생활가전 부문에서 분기에 5,000억원 가량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데 반도체부문의 적자가 이를 넘어서면 회사 전체적으로 적자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전체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영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