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눈가림 분양광고 조심국내 유명건설업체들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분양하면서 오해를 일으킬 만한 광고를 하는 경우가 잇따라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허위광고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실을 교묘히 비켜 가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빗나간 상혼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인 수법이 가까운 ‘택지개발지구’를 끌어들이는 것. 택지개발지구(약칭 지구)는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부에서 일정 구역을 지정하면 지자체나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이 토지를 수용해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지역으로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살기에 편하다.
건설업체들은 택지개발지구가 아니면서도 ‘○○지구’라는 광고를 주로 사용해오다 지난해 공정위가 규제를 강화하자 ‘신○○’식의 간접적인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S사의 경우 이달 초 경기 용인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를 ‘신죽전…’이라고 선전했다. 당연히 죽전은 택지개발지구. 하지만 이 아파트가 지어지는 곳은 죽전지구가 아니다. H사가 용인시에 지을 예정인 또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 ‘신영통…’라는 광고와 달리 수원 영통지구와 관계가 없다.
L사가 동수원에 짓는 아파트 광고에는 ‘영통권 최대단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모델하우스위치도에 모델하우스가 영통지구내에 있다고까지 적혀 있어 오해할 만 하지만 아파트현장은 영통지구와 떨어져 있다. 모델하우스에서 거주할게 아니라면 택지개발지구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주거형 오피스텔 분양광고에 오피스텔이라는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자주 눈에 띄는 광고기법. 오피스텔은 일반적으로 아파트에 비해 전용률이 낮고 매매가도 동일평형 아파트 시세의 90∼95% 수준. 환금성도 상대적으로 뒤져 아파트에 비해 투자가치가 적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따라서 업체로서는 오피스텔이라는 점을 가급적 내세우지 않으려 한다.
K사가 최근 경기 일산에서 분양한 L오피스텔. 신문광고에는 오피스텔 대신 ‘신개념 주거공간’이라는 애매한 말만 나온다. 자체제작한 광고전단에는 ‘아파트 스타일의 …’라는 수식어가 쓰였다. 또다른 S사가 일산에서 분양한 주거형 오피스텔 광고에도 오피스텔은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기존의 아파트에서는 체험하지 못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적어 놓았다.
많은 분양광고에서 아직도 ‘○○에서 10분거리’식으로 교통수단을 표시하지 않은채 애매하게 거리를 나타내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사이버아파트의 부상과 함께 ‘정보통신 아파트’만 강조, 등급과 예비인증 여부를 나타내지 않는 것도 불성실한 광고행태의 하나. 광고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아파트 분양면적과 전용면적의 차이도 신경을 써서 살펴봐야 한다.
진성훈기자BLUEJIN@HK.CO.KR
입력시간 2000/05/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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