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요원에 5분여간 정신없이 맞았다"
구타당한 신풍호 갑판장 병원 입원
관련기사
해경-일본 순시정 해상서 긴박한 대치
1일 새벽 일본 EEZ(배타적경제수역)를 침범했다며 일본 순시정 요원으로부터 선상에서 구타당한 통영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신풍호(77t급) 갑판장 황모(39)씨는 "일본 순시정 요원이 휘두른 봉과 헬멧으로 5~10분 가량 정신없이 맞았다"고 말했다.
현재 머리 등에 상처를 입고 울산 굿모닝병원에서 치료 중인 황씨는 이날 0시를조금 넘긴 시간 일본 순시정과 마주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황씨는 "선박의 냉각수가 고장나 부산 대변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선장의 말을 듣고 키를 대신 잡고는 잠시 졸고 있는데 갑자기 조타실쪽에 환한 라이트가 비치고 일본 순시정 1척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일본 순시정이 EEZ지역을 침범했다며 우리측에 `정지하라'고 방송한 뒤 우리 배에 계속 다가왔고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어 울산항 쪽으로 항해를 계속했다"며 "순시정은 끝까지 쫓아와 우리 배에 접안했고 일본 요원 2명이 배에 올라타고는 `배를 세우라'고 요구하며 나와 선장을 봉과 헬멧으로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키를 잡고 있는데다 일본의 기관 요원에게 대응할 수 없어 5~10분가량 정신없이 머리 등을 맞았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렇게 맞다간 죽겠다 싶어 선실에서 자고 있던 선원들을 부르기 위해 비상벨을 눌렀고 선원 8명이 나와 겨우 일본 요원의 구타를 막을 수 있었다"며 "구타당한 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아파 키를 기관장에게 넘기고 선실에 내려가누웠다"고 전했다.
황씨는 "일본 요원들이 올라와 있는 와중에 선장이 인근 선박에 전화로 `해경에 빨리 신고해 달라'고 요청, 1시간여만에 우리 해경 경비함이 현장에 도착해 나는 후송되고 지금까지 계속 대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잠시 졸음에 빠진 사이 일본 EEZ를 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데, 또 죽을 만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일본 요원들이 그렇게 무자비하게 때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입력시간 : 2005/06/01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