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이번주 초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억달러를 넘어선 지난 1951년 이후 60년 만에 1만배가 커졌고 100억달러를 돌파한 1977년 이후 불과 33년 만에 100배가 늘어났다. 우리보다 앞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미국ㆍ일본ㆍ독일ㆍ중국ㆍ프랑스 등 8개국뿐이다. 초창기 농수산물과 가발ㆍ섬유 등 저가 노동집약 제품으로 시작해 지금은 자동차ㆍ조선ㆍ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세계 1~2위를 다투는 세계적 산업으로 성장해 수출은 물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처럼 명실상부한 무역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은 수출주도 성장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덕분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노동력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외자와 기술을 도입해 수출을 위한 산업화를 추진한 것이 주효한 것이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중심으로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이 돼 산업을 일으키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수출시장을 개척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아직 안주할 때는 아니다. 무역 1조달러 달성이 일시적 성과가 아니고 지속적으로 무역대국의 위상을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않다. 무엇보다 수출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 우리의 수출은 중국과 선진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우리 수출의 4분의1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나가야 한다. 특히 금융 및 재정위기의 여파로 선진국 경제가 앞으로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개도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상품 구조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고도화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을 보면 중국 1,200여개, 미국 600여개, 일본 200여개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0여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갈수록 줄고 있다. 세계 최고 상품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원천 핵심기술 개발과 디자인 개선 등으로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7월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내년부터 발효될 한미 FTA는 우리 무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폭 확대되는 경제영토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