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재테크] 은행 VIP센터 찾으세요

주부 朴모씨(45·서울 강남구 반포동)는 최근 만기가 된 신종적립신탁 5억여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돈을 그대로 묻어두자니 지난해처럼 고율배당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집값이 언제나 오를지 불안하기만 했다. 4년전 사별한 남편이 남겨준 돈이어서 섣불리 주식에 투자하기도 꺼림직했다. 돈 굴리는데는 문외한인 朴씨가 신종적립신탁에 가입한 것도 근처에 사는 시누이의 조언 때문이었다. 다시 시누이를 찾아갔더니 『은행 VIP센터에 가보라』고 한다. 朴씨는 한빛은행 논현동별관의 「VIP 플라자」를 찾아가 상담을 했다. 상담에 응한 은행직원은 朴씨가 앞으로 목돈을 쓸 곳과 자녀들의 연령 등을 상세하게 묻더니 1시간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짜주었다. 은행에 모두 맡기라고 권유하지 않을까 고민했던 朴씨의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비은행권 상품까지 망라한 투자상담 『지금 당장 목돈을 쓸 곳이 없으시다면 5년후 비과세 보험상품에 가입하시지요.』 금리가 많이 내린데다 앞으로도 올라갈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비과세 상품이 가장 나은 선택이란게 상담원의 권유였다. 朴씨는 대학 2년인 아들의 결혼자금을 넣어두는 셈 치고 2억원을 떼내 모 보험사의 「○○재테크 보험」에 가입하기로 했다. 또 주식수익률보다는 채권수익률이 항상 높다는 이야기에 1억원은 채권에 투자하기로 했다. 상담원이 인근의 보험사와 증권사까지 소개해 주었다. 은행 신탁상품인 노후연금저축과 소액가계저축에 자신과 아들딸 명의로 각각 3개 구좌를 터 1억2,000만원을 넣었다. 절반 가까이 세금을 깎아주는 점에서 이익이 크고 증권투자와는 달리 안전하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 나머지는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뮤추얼펀드에 넣기로 했다. ◇세무 법률상담 A씨(57·양천구 목동)는 은행 VIP센터의 조언을 받아 세금을 1억원이나 절약한 케이스. A씨가 부유한 고향땅(부천 상동지구)은 최근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 주택공사에 수용되면서 막대한 양도소득세를 물게 됐다. A씨의 땅은 5개 필지 총 5,000평으로 공지시가만 1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동산. A씨의 동네 세무사는 『옛날에 취득된 땅이어서 양도소득세가 4억원 가까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A씨는 평소 자주 찾던 신한은행 삼성동지점 소재 VIP멤버스클럽을 찾아 세무상담을 의뢰했다. 상담역은 곧바로 1억원을 아낄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보유 부동산을 타의에 의해 수용당할 경우엔 매년 11월부터 연말까지 1억원을 감면해주므로, 토지보상계약을 한꺼번에 체결하지 말고 2회에 나누어 체결하면 총 2억원을 감면받아 결과적으로 1억원을 절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A씨는 한꺼번에 보유계약을 체결했을때 물어야 하는 세금 3억5,752만5,000원보다 1억원 가까이 적은 2억5,830만원을 내면 된다는 만족스런 결과를 얻어내고 VIP멤버스클럽을 나섰다. ◇이사 인테리어 알선에서 문화행사 초청까지 각 은행이 설치한 VIP센터에서 이같은 재테크 상담이나 세무 상담은 그야말로 기본이다. 외부 전문가를 통한 자녀의 입학상담과 법률상담, 부동산 중개를 비롯해 앞으로는 결혼 설계와 이사대행, 인테리어 상담까지도 은행에서 할 수 있게 된다. 가령 한빛은행의 경우 최근의 이혼증가 추세에 맞춰 외부 변호사를 통한 재산권, 양육권문제 상담 및 기타 법적 절차 대행업무를 알선하고, 은행과 업무제휴한 여행사 직원이 상주하면서 고객들의 국내외 여행과 해외이주 상담과 각종 예약을 처리해준다. 앞으로는 전문업체와 업무제휴를 맺어 이사와 중고가구 처분 대행, 인테리어 상담과 가격할인을 알선하고, 결혼을 앞둔 고객 자녀들을 위해 혼수품 장만과 예식장 대여까지도 알선할 계획이다. 이쯤되면 은행이 단순히 돈거래만을 위한 「금융기관」이라기보단 「만능 해결사」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한상복·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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