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뉴얼 제품 뜬다] 잘 나가는 상품 손좀봐 불황 뚫는다

최근 경기불황을 맞아 전통브랜드에 맛ㆍ기능 등을 업그레이드한 `리뉴얼` 제품이 각광을 받고있다.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하는 대신 기존 상품의 성분 함량을 높이는 등 기능성을 강화시키거나 새롭게 단장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기존 제품을 미니어처하기도 하고 시리즈 상품 등을 내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존에 출시된 히트제품에 맛과 기능, 포장 등을 보강해 소비자들의 눈길과 입맛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 리뉴얼 제품 왜 뜨나 리뉴얼 제품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검증된 제품을 변형하기 때문에 실패 위험이 적고 신제품 개발에 따른 대규모 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불황기에 적합한 마케팅 기법으로 각광 받고 있고 이른바 `리뉴얼 마케팅`으로 불려지고 있다. 실제 신규브랜드 하나를 런칭하는 데 드는 비용이 수십억원이 소요된다. 특히 음료업체의 경우 신제품 하나를 출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마케팅비용 등을 포함해 평균 1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음료는 구매의사결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여수준이 낮은 `저관여 제품`에 속하는 만큼 반복적인 광고로 제품을 노출시켜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기존 제품의 새 단장이나 용량 변경은 포장기를 하나 도입하면 그만이다. ◇ 기능성 강화ㆍ새 단장ㆍ미니어처화 식음료업계는 리뉴얼 제품 대부분이 기능성 강화에 있다. 먼저 CJ㈜는 유기농 재료와 효모 추출물로 찾아낸 순수한 맛 `다시다 순`을 내놓았다. 기존의 `다시다`가 화학성분인 MSG와 일반 농산물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식품의 자연주의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도 드링크 발효유 `칸`을 1등급원유로 리뉴얼한 케이스다. 발효유가 60~70%의 원유를 발효시킨 점을 감안, 3,100여개 목장중 엄선된 목장에서 별도 관리된 집중공정을 통해 얻어진 1등급 원유만을 사용한 것이다. 웅진식품도 매실음료 `초록매실`을 리뉴얼한 `뉴초록매실`을 출시했다. 매실과즙 함량을 5.94%에서 7.5%로 높여 상큼한 맛을 강화하고 설탕 성분을 과당을 대체해 단맛을 줄였다. 매일유업의 `썬업 델츠`도 기존의 썬업 제품에 8가지 비타민과 비타민과 칼슘 등의 천연미네랄이 균형있게 함유된 가족 건강 주스다. 이밖에 한국야쿠르트의 `에이스`를 비롯 롯데칠성음료의 `2%부족할때 DBH`, 남양유업의 `이오 하이`, 풀무원의 `동충하초 프라임`, 대상의 `햇살담은 양조 간장` 등은 기능성을 강화시킨 대표적인 리뉴얼 제품들이다. 기존 상품을 새롭게 단장하거나 미니어처하는 경향도 눈에 띈다. 롯데제과의 `아우트`는 용기와 포장의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했을 뿐만 아니라 맛도 리뉴얼해 구매력을 크게 높였다. 해태제과의 경우 최근 탄생 33주년을 맞이한 브라보콘도 신세대 감각에 맞는 패키지 리뉴얼을 통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연다는 방침이다. 동양제과의 고소미는 개별패키지로 포장해 개봉 부담감을 줄인 케이스인 반면 농심의 `무파마탕면`은 인기를 끌자 시리즈로 `무파마탕 뚝배기`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빙그레는 패밀리 아이스크림 `투게더 클래스`의 용량을 1인용으로 줄여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투게더 클래스 미니컵`을 개발, 선보였다. 또 롯데삼강도 패밀리 타입의 구구 아이스크림을 소형화한 `구구 미니컵`을 내놓았다. 생활업계에도 리뉴얼 바람이 거세기는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은 22년된 장수치약 브랜드 `페리오`를 디자인과 기능 등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애경산업도 식기세제 `순샘`을 10년만에 리뉴얼했다. 화장품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태평양의 베리떼, LG생활건강의 오휘 등도 라인 보강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뉴얼한 케이스다. ◇리뉴얼은 수성마케팅 세계적인 마케팅 대부로 통하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위기가 기회`라고 줄곧 강조한다. 불황때 호황기를 맞이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라는 말이다. 그가 말하는 전략은 수익보다는 시장점유율에 크게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요지다. 경제침체기에 고객을 적극 공략해야 호황기를 맞을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국내 식품업계들의 불황 극복 대책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광고ㆍ판촉?강화하는 동시에 신제품 개발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해야 경기침체기를 뚫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제품 리뉴얼 등을 통한 수성마케팅이 그것이다. 지난 2000년 최고조에 달한 뒤 차츰차츰 인기가 떨어져오던 롯데칠성음료의 `2%부족할때`를 최근 비만방지에 효능이 있는 식이섬유 등을 보강해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대 여성을 사로잡은 `2%부족할때 DBH`가 리뉴얼의 진가를 나타낸 대표적인 예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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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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