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첨단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화려한 데뷔… 차세대 성장엔진 시동

■ LG전자, 벤츠와 무인자동차 핵심부품 개발

설계 역량 등 이미 세계 톱 수준

전자·화학부문 기술력 바탕으로 미래형 자동차 시장 선점 포부


무인주행자동차가 미래형 운송수단으로 상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전자와 메르세데스벤츠 간의 공동 개발 협력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기로 LG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최첨단 부품 제조사의 등장을 알려 다른 업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각국 정부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차량의 안전지원 시스템 강화를 제도화하는 추세여서 자동차 부품사업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는 LG로서는 이번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협력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차 부품 육성 나선 LG=자동차와 정보기술(IT)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LG는 2010년대 들어 전기자동차와 스마트카 등 차세대 자동차 산업을 위한 각종 부품과 솔루션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룹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전자와 화학 부문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형 자동차 부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7월 이뤄졌다. LG전자가 LG CNS의 자회사였던 자동차 엔지니어링·부품 설계 업체 'V-ENS'를 합병하면서 자동차 부품을 다루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한 것. 이후 지난 1년 6개월 동안 LG전자 VC사업본부는 세계 커넥티드카(IT가 접목된 차) 개발 연합인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현대기아차·GM·폭스바겐 등과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회의에서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실시간 연동시키는 기술을 선보이는 등 크고 작은 성과를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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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번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공동개발 협약으로 LG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는 평가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IT와 가전에서 축적한 독보적인 영상인식 기술과 종합 설계 역량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세계적인 명품 자동차에 걸맞은 명품 부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이 밖에도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차부품용 모터, 카메라·레이더·통신 모듈, 터치패널, 발광다이오드 조명) △LG화학(전기차 배터리) 등 계열사별로 자동차 부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IT·자동차 업체 간 무인차 개발 각축전 치열=LG전자와 공동 개발에 나선 메르세데스벤츠는 '보행자 충돌 경고'나 '교차로 충돌 방지' 기능을 차량에 탑재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무인주행차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아우디는 10월 시속 240㎞의 속도로 달리는 무인차 'RS7'을 선보였으며 볼보와 도요타 등도 앞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오는 2020년까지 무인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IT 기업인 구글 역시 무인차 부문의 강자로 22일(현지시간) 무인자동차 시제품 실물 모습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은 5월 운전대와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떼어낸 차량을 선보였다.

국내의 경우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2년마다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를 여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충돌을 예방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이 장착됐고 앞으로도 좁은 길에서 운전자에게 통과 안내를 하거나 차가 막힐 때 같은 차선 내 자율 주행이 가능한 기능이 자동차에 추가될 예정이다. 그러나 글로벌 업체와 비교하면 아직 기술력 격차가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인차 기술은 자동차 안전과도 직결돼 활용도가 큰 만큼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업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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