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1번타자를 자원하다

제1보(1~24)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는 오래 전부터 대형 기전의 주최를 검토해왔다. 국내 기전으로 하되 우승상금을 파격적인 거액으로 내거는 것을 검토하다가 막판에 한ㆍ중 대항전으로 수정했다. 농심그룹이 농심배 세계최강전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었다. 확정된 행사계획안을 보면 농심배와 거의 비슷한데 농심배가 한ㆍ중ㆍ일 대항전이라면 강원랜드배는 한ㆍ중 대항전이라는 사실만 다르다. 출전선수 수는 도리어 늘어났다. 농심배가 5명이지만 강원랜드배는 6명이다. 기전의 총예산은 7억5,000만원으로 농심배와 같고 우승상금 1억5,000만원도 똑같다. 양국 출전선수는 타이틀보유자 일부와 선발전을 통한 일부로 구성됐다. 한국은 이창호, 이세돌, 조훈현, 안조영, 김동엽, 홍성지를 선발했고 중국은 구리, 창하오, 뤄시허, 왕시, 천야오예, 박문요를 선발했다. 제1회전에 나온 선수는 이세돌과 박문요. 원래 가장 약한 선수를 먼저 내세우는 것이 상식이므로 백문요4단의 등장은 예상된 일이었다. 그러나 이세돌의 조기 출전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세돌이 결혼식 일정 때문에 자원하여 1번타자가 된 것이었다. 백10 이하 22의 정석은 한국의 프로기사들 대국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인데 이세돌은 마치 상대방의 파워테스트라도 하듯 이것을 선택했다. “일단 선수를 뽑아 우상귀에 선착할 수 있다는 점은 백의 자랑이지요. 하지만 우하귀의 정석 자체는 흑의 실리가 워낙 좋아서 백의 불만입니다” 사이버오로의 해설을 맡은 김만수6단이 하는 말이었다. 그는 참고도의 백1 이하 7이면 보통이라고 했는데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24로 걸쳤다. “그렇게 걸치는 것도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게 마련인데요”(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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