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하면 인터넷이나 정보통신, 신소재등 첨단제품을 떠올릴 뿐 농·수·축산물을 이용한 벤처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10여년간의 연구기술을 이용해 국산 농산물을 가공하는 전국 최초의 실험실 벤처가 있다.영동대벤처식품(공동대표 육철·陸徹, 김재식·金在植)은 학교홍보와 지역사회 기여를 목표로 교수와 학생이 협력해 지난해 8월 설립한 충북지역 실험실벤처 1호업체다.
이회사의 주력제품은 포도쥬스와 잼, 즙, 시럽등 포도가공식품들이다. 이지역이 포도의 주산지로 전국에서 군단위로는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지만 이를 이용한 가공품이 많지않았다는데 착안했다.
포드즙등 포도가공식품을 생산하는 곳은 매우 많다. 특히 국내의 유명 음료,유업회사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어당기는 특별한 노하우와 기술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영동대벤처식품이 내세우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포도즙의 저온 착즙기술」이다. 지난달 「포도즙 추출을 위한 저온열처리 방법 및 그장치」라는 명칭으로 특허출원한 이 기술은 포도를 끓이는 온도 이하인 섭씨 70~95도의 온도에서 2,060분간 열처리한 후 착즙해 포도즙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포도 고유의 맛과 향, 색깔을 동시에 살리는 저온열처리 방식이다.
특히 이렇게 생산된 포도즙은 보라색의 천연색을 띠며 수율도 70%이상 이어서 우수한 품질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포도원액을 수입, 인공향등을 첨가해 맛을 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여기서 생산되는 포도즙은 현재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에서 시장조사중이며 하반기부터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이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포도가공기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포도주 발효기술과 포도색소 추출기술, 포도씨기름 착유기술등 30여건의 식품가공기술을 지니고 있다.
특히 포도껍질에서 항암물질을 추출해 약용 또는 건강식품으로 사용하는 기술은 조만간 특허를 출원할 예정으로 내년부터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동대벤처식품은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충북지역 최초의 실험실 벤처기업. 金사장이 陸사장과 공동으로 이업체를 설립한 것은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영동대학교를 외부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국내 지방대학에서 근무하는 교수와 학생은 학교 또는 재단으로부터 연구비와 장학금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대한 홍보가 미비해 신입생 확보가 어렵고 따라서 재정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金사장은 실험실벤처로 성공해 대학의 이름을 알리는 것은 물론, 이익금으로 교수 연구비와 학생장학금도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陸사장과 10년이상 대기업에서 연구직에 종사한 적이 있기 때문에 포도가공 분야 만큼은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자신한다』며 『앞으로 영동군내 400평규모의 공장을 설립해 일반벤처로 전환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0414)740-1181.
송영규기자SKONG@SED.CO.KR
입력시간 2000/05/05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