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 복구 및 안정화 작업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 당국과 도쿄 원전 기술이 6개 원자로 가운데 1호기와 2호기의 외부전력 복구작업을 20일 완료했다. 최악의 위기를 타개할 열쇠인 원자로 건물 내부의 냉각기능 회복에 한 걸음 다가섰으나 공중ㆍ지상 '물 폭탄' 작전이 집중적으로 펼쳐진 3호기 격납용기 내 압력이 급격히 상승해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 우려가 다시 커지는 등 위기상황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날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3호기의 격납용기 내 압력이 올라가 증기배출 작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격납용기 내 압력상승으로 방사능 물질을 흠뻑 머금은 증기를 배출할 경우 방사선 대량 방출이 불가피해진다.
하지만 격납용기 압력 증가에 따른 증기방출이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격납용기의 압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의 압력상승 없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압력저하를 위해 내부 증기를 당장 방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원자로 5ㆍ6호기는 냉각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1ㆍ2호기는 외부전력 공급을 위한 케이블이 연결돼 후속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헬기와 소방차 등을 동원한 냉각수 투입이 효과를 거두면서 상황이 이전보다 호전됐다"며 "전력공급이 언제쯤 완전히 재개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단계적으로 전반적인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위기상황이 호전됐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라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본 동북부 대지진 및 쓰나미 사태 이후 공식적인 사망ㆍ실종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섰다. 일본 경찰은 이날 정오 현재까지 8,133명이 숨지고 1만2,272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원전복구 작업과 동시에 자위대ㆍ경찰ㆍ행정기관ㆍ자원봉사자 등을 동원해 수색 및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참사 열흘째를 맞아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