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4월 04일] '눈가리고 아웅식' 협회장 선거
성행경 생활산업부 기자 saint@sed.co.kr
지난 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 이ㆍ취임식장. 올해로 출범 10년을 맞는 만큼 변화를 기대했지만 바뀐 게 없는 협회 임원사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임을 다시금 확인해준 자리였다.
그동안 프랜차이즈협회는 추대나 단독선거를 통해 회장을 선출했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이 같은 관행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됐다. 이번에는 복수의 후보가 출마해 처음으로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이 이후부터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협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경선에 나선 한 후보에 대해 회비 미납 등을 문제 삼아 자격을 박탈해버렸고 결국 단독선거로 치러져 '도루묵'이 돼버렸다.
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회기 말 기준으로 회비를 100% 납부한 후보에게만 선거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정관 규정을 들어 지난해 회기 말 기준으로 85%의 회비를 납부한 상태였던 특정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다. 문제는 이 정관이 후보 등록이 이뤄질 무렵에 열린 이사회에서 갑작스레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정회원이면 누구나 출마가 가능했다. 누가 보더라도 특정 후보의 출마를 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격을 박탈당한 후보에게도 일부 결격사유가 있지만 가급적 경선을 치르지 않으려는 회장단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협회가 회장단을 중심으로 폐쇄적ㆍ배타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불만이 비등한 상황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번에 4대 회장에 취임한 김용만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열린 가슴으로 화합하고 포용하겠다"며 "문턱을 낮춰 협회 운영에 평회원들을 적극 참여시키고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그동안 눈부실 정도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시장규모가 지난 2005년 기준 61조원에 달하고 가맹본부 2,200여개에 가맹점은 28만개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앞으로 해외에도 진출해 국부를 창출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에 걸맞은 위상과 변화를 꾀해나가는 게 출범 10년을 맞은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당면 과제인 동시에 업계의 공통된 바람이다. 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의 잡음을 해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