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해서 실신하고, 응원하다 어깨 빠지고, 승리 만끽하려 오토바이 절도까지..."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을 맞아 18일 오후 서울시내 곳곳에서 열린 길거리 응원에서는 뜨거웠던 경기만큼이나 크고 작은 사건ㆍ사고들이 수 십여건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측은 "광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대형 사건, 사고 등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 한층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후 11시50분께 40대 회사원 이모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서울 종로5가 도로변에서 행인 변모(34)씨에게 "우리가 이겼냐"라고 묻자 변씨가 반말로 대답했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불구속입건 됐다.
또 김모(29ㆍ여)씨는 19일 오전 1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앞에서 술에 취한 채 도로를 지나던 이모(34)씨의 승용차 보닛과 천정위에 올라가 뛰며 춤을 춰 차량에 손상을 입힌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도난사고도 연이어 황모(13)군 등 중학교 2년생 4명은 19일 오전 0시30분께 응원전을 벌였던 여의도 한강둔치 매점앞에 세워져있던 50cc 스쿠터를 훔쳐 타고 달아나다 상인회 자율방범대에게 붙잡혀 한강관리사업소 여의도지구 사무소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같은날 오후 11시5분께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내에서는 응원인파로 붐비는 틈을 타 베트남인 B(26ㆍ대학생)씨가 이모(17ㆍ고3)양의 뒤에서 가슴을 만지다 경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한편 과도한 응원으로 인해 과호흡이나 실신, 타박상 등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례도 수 십건 발생했다.
이날밤 시청앞 길거리 응원에 참가한 회사원 이모(26)씨가 "대∼한민국"을 외치다 오른쪽 어깨 탈골로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역시 시청앞 광장에서 응원전을 벌이던 김모(18)양도 후반 2분여를 남기고 설기현 선수가 동점골을 넣자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실신, 응급구조단으로터 현장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부산에서는 이탈리아전을 TV로 시청하던 시민 2명이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기도 했다.
18일 오후 10시 45분께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5가 한 가정집에서 TV를 통해 축구경기를 보던 정모(29)씨가 설기현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리던 순간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숨졌다.
또 같은 날 오후 9시 50분께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에서 친구와함께 경기를 시청하던 김모(30)씨도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1시간 만에 숨졌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