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대통령이 나서야 일이 풀리나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거나 성사를 시킨 사안들을 보면 모두 시급히 해결돼야할 내용들이다. 꺾기관행이나 지나치게 높은 예대마진과 급락하는 환율 등이 모두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수출늘리기에 큰 장애가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기업들로서는 속이 후련한 일이 될것이다. 반도체빅딜의 경우도 마냥 시간을 끌수는 없는 만큼 대통령이 나서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을 숨길 수 없다.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장차관이나 고위공무원들은 무엇을 했길래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경제현안들이 풀리는가 하는 점이다. 재벌들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반도체빅딜은 그렇다치자. 꺾기관행이나 예대마진, 외환수수료와 환율 등은 경우가 다르다. 모두 해당부처나 담당 공무원 차원에서 이미 해결됐어야 할 사안이다. 그동안 해결하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꺾기근절이나 예대마진축소는 금융당국이 수차례 공언을 했었다. 환율도 정부가 방어의지를 여러차례 나타내고 대책을 발표하기는 했다. 그러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해결능력이 없는지 하지 않은 것인지 의심하지않을 수 없다. 만일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면 실책에 대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대통령이 경제문제를 일일이 챙기는 것은 강력한 경제위기 극복의지의 발로일 것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경제살리기의지는 경제회생에 큰 도움이 된다. 대통령의 경제문제에 대한 식견과 자질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최근 열리고 있는 경제청문회에서도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렇지않아도 바쁜 대통령이 정책집행과정에 너무 신경을 쓰게 만드는 일은 곤란하다. 대통령은 경제주체간에 이해관계가 심각하게 대립해 정치적 조정이 필요한 중요 사안을 결단하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재벌빅딜이나 노사문제 등이 그런 예가 될 것이다. 金대통령은 최근「대통령 혼자뛴다」라는 말이 가장 불쾌하다고 밝혔다.국정을 혼자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경제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지금 경제분야는 더욱 그렇다. 대통령이 경고하고 불호령을 내려야만 경제정책이 제대로 수행된다면 외환위기는 벗어났더라도 선진경제로의 진입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경제운영 부처와 각기관이 제역할을 하고 책임을 질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려는 DJ노믹스도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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