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저축銀 지원 “밑빠진 독“

정부가 상호저축은행(옛 상호신용금고) 구조조정을 위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저축은행에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경영정상화는 커녕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어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정부는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계약이전(P&A) 방식으로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19개 저축은행에 총 9,973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했으나 이들 저축은행은 경기침체와 가계대출 부실누적으로 대부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98년 1월부터 부실이 심각한 저축은행의 소극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저축은행에는 피인수 저축은행으로 인한 손실 폭의 90%까지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합병을 도왔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말까지 투입한 공적자금은 ▲대출 8,533억원 ▲출연 1,339억원 ▲출자 101억원 등 총9,973억원이다. 공적자금은 예보채 이자를 통해 7~8년에 걸쳐 분할지원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 가운데 상당수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사후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실위험이 크고 회생이 불가능한 금고라고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공적자금이 계속 지원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실제로 공적자금을 받은 19곳 가운데 10곳이 지난해 적자를 냈고, 2년 연속 적자를 낸 곳도 8곳이나 됐다. 솔로몬, 텔슨, 경기(경기), 상업(전남)은 적자 폭은 커지는 추세다. 경기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2001년 149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엔 무려 209억원으로 적자 폭이 2배나 늘었다. 이에 따라 경영상태가 악화된 금고에 공적자금을 계속 지원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뾰족한 수익개선 방안도 없는 합병 저축은행에 추가로 공적자금을 투입해 봤자 부실규모만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보 측은 부실금고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공적자금을 지원한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나 경영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 해당 저축은행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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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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