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훈련장·환경오염 치유' 강한 불만

"훈련여건 안되면 공군전력 유지 불가"

데이비드 밸코트(중장) 주한 미 8군사령관이 16일 한국에서 훈련여건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을 뿐더러 한국 정부가 반환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와 관련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훈련여건 보장과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 문제는 주한미군 수뇌들이 기회만 있으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자칫 한미간 불협화음을 키우는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밸코트 사령관은 이날 한미협회 초청 강연에서 "훈련부족 현상이 시간이 지나도해결되지 않으면 여기서(한국에서) 공군전력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불만을 표출하면서 은연중 한국을 압박했다. 공대지(空對地) 및 공대해(空對海) 사격훈련 여건이 보장되지 않은 곳에서는 사사실상 공군전력을 유지할 수가 없다는 발언인 셈이다. 유사한 발언은 지난해 10월21일 서울에서 열린 제3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회의 때도 나왔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당시 한국에서 훈련여건이 보장되지 않으면 주한 미 공군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이는 미국이 최악의경우 공군전력의 '철수'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당시 럼즈펠드 장관은 훈련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공군전력을 타지역으로 이동해 훈련을 해야 한다는 애로사항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미군 관리들이 훈련여건 보장 문제를 잇달아 제기한데는 주한 미 공군의 공대지사격장을 확보하려는 미측의 의지를 한국측이 만족시키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으로관측된다. 매향리사격장 폐쇄 이후 훈련량을 충족할 수 있는 대체 사격장으로 유력하게 검토되던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 사격장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당장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밸코트 사령관은 강연에서 "주한 공군 조종사들이 할당된 훈련량을 채우지 못해기량이 저하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다른 곳에서 훈련을 해야할 형편"이라고 어려움을토로하기도 했다. 미군 관계자는 "진급을 앞둔 주한 미 공군 조종사들이 훈련량을 채우지 못해 진급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일부는 다른 부대로 배치해 달라는 신청을 하는 등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밸코트 사령관은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 협상에서 한국측이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은 모든 기지의 지하 연료탱크를 제거하고 오염된 지하수를 복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한국측은 충분하지 못하다고 거절했다"면서 "기지가 들어서기 이전의 토지상태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반환기지 가운데 심각하게 오염된 곳은 '바이오슬러핑'(Bioslurping)과 '바이오벤팅'(Bioventing) 등 친환경기법을 사용해 원상복구하겠다고 한 제안이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미는 현재 환경오염 치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 진통을 겪고 있다. 우리측은 대부분 기지들이 국내 토양오염기준을 초과한 상태로 '환경정보공유및 접근절차 부속서 A'에 따라 상호협의를 거쳐 치유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측은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 따라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을 갖는 오염만 치유하며 현재 조사완료된 기지에서는 그러한 위험이 없기 때문에 치유가 필요없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밸코트 사령관은 강연 말미에서 "양국관계가 지속되면서 많은 문제를 극복했다"며 "한미 동반자 관계는 대단히 가치있고 세계적인 귀감"이라고 말해 현안들이 순조롭게 해결되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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