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보수적 경영이 수출증가가 소비, 투자 등내수로 연결되지 않는 '수출 외끌이 성장' 현상을 지속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8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산하 무역연구소가 수출과 내수간의 괴리 발생원인을 분석한 결과 안정중시 경영에 따른 기업의 투자부진, 기존 유휴설비 활용에 따른 신규투자 감소, 부품 및 설비의 해외의존 증가,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국내 제조업 공동화 등이 핵심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안정성 및 수익성을 중시하는 기업들의 보수적 경영은 과거 어느 때보다눈에 띄는 현상이라는 것.
산업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제조업의 현금 보유액은 6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무역연구소는 설명했다.
이는 소버린-SK 경영권 분쟁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현금보유 확대에 치중하거나 부채축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또 수출호조가 국산부품 및 기계설비 구입으로 연결되지 않고 해외조달이 증가하는 등 부품 및 설비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것은 수출은 정보.기술(IT) 등 첨단제품중심으로 재편되는데 비해 관련 부품의 국산화는 상대적으로 미흡한데 따른 것으로분석됐다.
휴대폰의 부품 해외의존도는 44%, 컴퓨터는 69% 등으로 주력 수출품목의 부품해외의존도는 평균 40%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수출-내수 연결고리 단절의 원인으로 지적된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국내제조업의 공동화 현상도 점차 심화돼 지난해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18억달러로 전년대비 15% 늘어났다.
이는 임금상승, 노동력 부족, 노사분규 등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으로 생산근거지를 옮겨간 기업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내수의 연결고리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부품소재개발과 기업환경 개선, 경제정책의 예측가능성 높이기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주력 상품의 수출호조가 내수로 연결될 수 있도록 대기업과중소기업간의 협력.지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중소제조업의 고부가가치 부품소재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