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동안 수급부담이 완화되며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채권수익률이 제법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의 금리하락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장기투자기관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세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의 입찰이 원활하게 소화되면서 추경 관련 국채발행 증가에 대한 우려감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재의 낮아진 금리수준에서는 채권매수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채발행이 원활하게 소화된 것은 기관투자가들이 입찰에 대비하여 미리 매수여력을 확보한 가운데 그동안의 금리상승으로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4월 중 국채발행이 원활하게 소화되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국채발행이 원활하게 소화될 것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경기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15개월만에 반등하면서 경기바닥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동안 경기침체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인식을 높이며 금리하락 요인으로 작용해왔음을 감안하면 이제는 반대의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안전자산인 국고채에 대한 수요는 점차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최근 경제수장들은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과잉유동성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례없는 신용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규모의 통화량을 공급했으며 아직은 신용경색으로 화폐유통속도가 낮아져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걷잡을 수 없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날 위험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가와 부동산 등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 이 같은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회사채 시장은 최근 경기바닥 인식이 커지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며 금리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신용스프레드라고 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신용위험에 대해 요구하는 일종의 리스크 프리미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상황은 개별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의 신용경색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 완화되면서 요구하는 리스크 프리미엄도 줄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경제지표의 개선이 지속되리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금리의 하락세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