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림 화가’ 장기영(37)의 개인전이 21~30일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열린다. 대상을 실물과 똑같이 그리는 극사실주의 기법을 고집해 회화의 본질은 섬세한 손맛임을 몸으로 보여주는 작가다. 꽃을 그린 지 10년째. 최근 국내 미술시장이 극사실 화풍 주목하면서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전통적으로 구상회화가 강세인 대구 화단 출신으로 도성욱, 윤병락과 함께 ‘극사실 인기작가 3인방’으로 꼽힌다. 장기영 작가에게 꽃은 지극히 화려하지만 덧없이 사라질 무상한 아름다움이자 생명의 변화와 인생을 함축한 대상이다. 그는 “서양 정물화의 꽃은 꺾여서 꽃병에 담긴 정지 상태를 보여줄 뿐이지만 흙에 뿌리를 박고 살아있는 (내 작품의) 꽃은 기운생동 정신을 표현하는 자연의 매개체”라고 말한다. 때문에 촉감까지 살아있는 그림은 서리가 내려앉은 동백, 이슬을 머금은 장미 등 자연 속 날 것의 생생함을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 클로즈업, 아웃포커싱 등 사진기법을 수용해 확대된 수술, 흐릿한 꽃잎을 그린 전작을 통해 ‘꽃이지만 꽃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혼동 속에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 전시되는 20여 점 신작은 작가의 관조적인 시선을 유지하되 사색의 깊이가 더해졌다. 몽환적인 배경 때문이다. 작가는 “염원과 소망을 상징하는 하늘, 단순하게 비워낸 배경을 통해 감상자를 위한 사유의 공간을 마련해 ‘잘 그렸다’는 칭찬을 넘어 깊이와 여운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02)544-8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