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두면 복덕방이나 하지”라고 쉽게 말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천만의 말씀이다. 복덕방은 이제 은퇴 후 소일거리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어엿한 전문직종이다.
자격증 또한 따기가 결코 녹록지 않다. 실제 지난해 치른 시험의 합격률이 1%에 불과해 사법시험보다 더 어려웠다는 응시생들의 거센 항의와 시위로 재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공인중개사시험 응시자 수는 매년 20만여명을 웃도는 등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직장인ㆍ주부ㆍ공무원 할 것 없이 너도나도 공인중개사시험에 몰리고 있다. 불안한 고용현실과 미래가 가장 큰 이유다.
덕분에 공인중개사 수험시장은 참고서, 학원, 인터넷 강의 등을 포함해 연 1,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들은 실제로 당장 중개업소를 운영하기보다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을 든다는 심정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1985년 8월25일 첫 공인중개사시험이 전국적으로 치러졌다.
이날 처음 시행된 공인중개사시험에서는 첫해인데다 문제가 쉽게 출제된 덕에 무려 6만여명이나 합격했다.
이제까지 배출된 공인중개사 수는 18만여명, 이중 현재 활동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수는 7만5,00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시행 20년을 맞은 공인중개사시험은 복수정답 및 문제유출, 난이도 조절 실패 등의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공인중개자격증 취득자가 너무 많이 배출되면서 과열경쟁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문란 등 부작용이 발생, 시장상황에 맞게 공인중개사 수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시험 주관기관은 건설교통부에서 2002년 산업인력공단으로 넘어간 지 3년 만에 토지공사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