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묘 문화가 바뀐다/「매장」 줄고 「화장」형 부쩍늘어

◎수도권 「한국형 가족묘」 납골당 활성화/새 묘지형태 “자리매김”/노인층 의식변화… 사이버 묘지도 등장매장위주의 전통 장묘문화가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화장후 유골을 한곳에 모시는 「한국형 가족묘」가 서울과 인천에서 인기리에 분양되는가 하면 납골당도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인의 사진, 약력, 가족정보 등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이버묘지」도 조만간 본격 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최근 용미리 제2묘지에 분양한 1백44기 규모의 「한국형 가족묘」 분양에는 1천4백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10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새로운 형태의 장묘문화가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형 가족묘」란 서울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묘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한 것으로 1개의 봉분에 시신을 12기까지 유골형태로 모실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묘지다. 「시신을 화장하면 두번 죽게된다」며 노인층들로부터 외면당했던 납골당도 이제는 우리사회에서 점차 보편적인 묘의 형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16개 시도에 26만기 안치규모의 54개 납골당(공설 41개소, 사설 13개소)이 운영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납골당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용미리 제2묘지에 신축중인 납골당 내에 고인의 생전 모습과 음성을 담은 CD롬을 제작, 성묘객들에 보여줌으로써 납골당이 갖는 메마름과 거부감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처럼 장묘문화가 변화하는 가장 큰 요인은 노인층들의 화장에 대한 의식변화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사회가 급속도로 핵가족화 하면서 노년층 사이에 사후 자녀들이 묘지관리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희박해져 화장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서울시의 한국형 가족묘 분양신청자 중 절반 이상이 노인층들이었다는 사실에서 화장에 대한 노인층들의 의식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처럼 한국형 가족묘가 인기리에 분양되자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한국형 가족묘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각 자치단체들은 자체 보유 묘지에 「한국형 가족묘」를 설치하기 위해 용미리를 견학했는가 하면 경북 포항시 흥해읍과 전남 나주시, 경기도 양평군 등의 자치단체에서는 한국형 가족묘에 대한 설계도면을 서울시에 요청하기도 했다.<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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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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