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22일] 전면 재검토 필요한 남북관계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되면서 대북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북한이 무력도발을 하거나 트집을 부리면 잠시 부산을 떨다가 흐지부지되고 다른 한편으로 '퍼주기식 경협'을 유지하는 이중적 구조로 유지돼왔다. 그러나 이번 천안함 사태는 기존 도발과는 성격이 다르고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정부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날조라고 억지를 부리는데다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할 중국마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고립은 심화되겠지만 중국이 국제공조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재나 대책도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실정이다. 북한은 화폐개혁 실패와 식량위기, 김정운 후계체제 구축을 위해 국민의 관심을 밖으로 돌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남도발보다 더 좋은 카드는 없다.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궁지에 몰려 있기 때문에 '쥐도 급하면 고양이를 문다'는 식으로 도발을 더 빈번히 감행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핵무기까지 보유해 이를 믿고 국지전 등을 야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금까지의 어정쩡한 비정상적인 남북관계로는 새롭게 전개될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국제적인 공조에 앞서 먼저 남북관계의 당사자인 우리의 안보태세는 물론 남북관계의 틀과 기조를 다시 짜는 일이 우선이다.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안보태세를 정비해야 한다. 안보태세에 허점을 드러내 당하고 나서 세계에 도움을 호소하는 것은 틈만 나면 강조하는 자주국방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평화공존의 상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분명한 주적도 아닌 개념의 혼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를 기초로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협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당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지원을 계속하는 이율배반적 남북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천안함 사태가 주는 최우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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