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할인점·홈쇼핑등 유통업계 모처럼 '훈풍'<br>재래시장 상권도 회복세…내년 공격적 투자 움직임
| ‘빨리 얼어붙고 가장 늦게 물이 돈다’는 재래시장의 대표격인 서울 남대문시장이 26일 연말을 맞아 다양한 선물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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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경기 회복조짐이 유통업계를 비롯한 실물경기 전반에 걸쳐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연말경기가 탄력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어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통업계 모처럼 ‘훈풍’=올 한해 주요 백화점 매출은 3년 만에 지난해 대비 5% 안팎의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달 상품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정도 증가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이달 초에 백화점들이 실시했던 송년세일에서는 지난해보다 10~30% 가량 매출이 늘어났다.
할인점도 이달 들어 방한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5일까지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14.3%를 기록, 올들어 11개월간 평균 신장률인 5%를 크게 웃돌고 있다. 롯데마트도 25일까지 기존점 매출이 17.7% 신장, 올 평균인 9%보다 2배 가량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영관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지난해보다 10도 가량 낮은 기온이 계속되는데다 움츠렸던 소비심리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재래 상권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빨리 얼어붙고 가장 늦게 물이 도는’ 상권인 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높아진 상황이다. 두타의 경우 내년 2월 연간 재계약을 앞두고 입점 대기자만 지난해보다 2~3배 가량 늘어나 업체가 선별작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상인은 “10~11월 주춤했던 매출이 겨울철에 접어들며 회복되기 시작했다”면서 “추운 날씨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지난 겨울보다 매출이 20% 정도는 늘었고 다른 입점 상인들도 열에 아홉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 시장규모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9% 가량 성장해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CJ홈쇼핑의 경우 올해 1ㆍ4, 2ㆍ4, 3ㆍ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6%, 3.7%, 마이너스 2.7% 신장해 3ㆍ4분기까지 들쭉날쭉했지만, 10ㆍ11월 매출은 15%나 증가했다.
◇내년에는 공격적 투자다=본격적인 소비회복을 대비한 유통업계의 투자 움직임도 활발하다. 백화점ㆍ할인점 등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백화점 부문의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갈수록 출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할인점도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TV홈쇼핑 업계는 내년부터 개시하는 ‘T커머스’ 시장 선점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내년 투자액은 올해보다 2,000억원 늘어난 1조원선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사상 최대인 1조원을 투자했던 신세계는 내년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며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올해 1,000억원 투자에 그쳤던 현대백화점은 내년에 올해의 3배를 넘어선 3,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업계도 T커머스 확대 및 비용구조 개선을 위해 필수적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T커머스의 경우 시장선점이 가장 중요한 만큼 내년 상반기에 각 업체들이 대규모의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또 국내 시장이 5대 홈쇼핑회사 체제로 완전히 자리잡음에 따라 이제는 중국ㆍ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홈쇼핑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뚜렷해지기 시작한 경기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소비 회복기를 대비해 신규시장 진출은 물론 새로운 사업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